[ET단상]모바일 앱 시대, 성공은 인력양성에 달렸다

`서로가/ 소홀했는데// 덕분에/ 소식 듣게 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한 줄 시인 하상욱의 단편시집에 있는 시 `애니팡`이다. `국민게임`이라 불리며 2700만명 이상 다운로드한 애니팡은 게임 코인 `하트`로 그동안 연락하지 못한 사람과 자연스럽게 연락하게 하는 중매인 역할을 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Photo Image

`애니팡` 앱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개 출시되며 양적 팽창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의 구글 플레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앱은 무려 160만개가 넘고 2012년 12억명이던 모바일 앱 이용자 수는 2017년에는 44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앱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폭발적 수요에 비해 앱 개발 인력은 기업 수요와 수준을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올해 발표한 `IT전문·융합인력 실태분석 및 전망`에 따르면 300인 이상 IT기업의 기술 분야, SW개발 관련 부족 인원은 관련 직종 대비 2배가량 많고, IT 전문인력의 이직률도 유난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SW개발 직종이 고된 업무 강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보수나 보상이 부족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시장이 원하는 눈높이에 맞는 모바일 앱 개발자의 안정적 수급과 성장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첫째, 개발자 능력을 객관적이며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애니팡 같은 게임은 기존에도 많았지만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된 배경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기획력과 수익 모델의 철저한 검증에 있었다. 계획 없는 무분별한 앱 개발을 지양하고 준비된 앱 개발자만이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앱 개발자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보장하는 시장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IT 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SW개발자 처우는 오히려 퇴보했다. 교육제도를 정비, 방과 후 학습이나 마이스터고 등 특성화 학교에 SW인력양성 커리큘럼을 개설하고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 기업이 앱 개발자 양성에 적합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창의성을 저해하는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 관리해주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창의적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같은 환경이 모두 조성된다면 모바일 생태계는 지금의 플랫폼 사업자 중심에서 개발자와 사용자 그리고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서로 융합되는 형태로 점차 변모할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모바일 앱 개발인력을 정형화된 기준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시장 요청에 따라 `모바일앱개발전문가` 자격을 개발했다. 시장 트렌드에 맞게, 우수한 인력을 원하는 시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자격을 통해 공인된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도 믿을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IT산업을 선도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 1인 창조기업을 꿈꾸는 청년에게도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고, 개발 역량을 증폭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IT산업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의 선도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지만 동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반면에 시대의 요구 속에 창출된 모바일 앱 산업은 체계적인 창의적 인재양성을 통해 향후 IT 신산업을 이끌어 갈 커다란 성장 동력원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노영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yknoh@kait.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