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리빙프라자`를 `삼성전자판매 주식회사`로 변경하면서 제조를 넘어 유통에서도 삼성식 혁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제품 판매를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삼성전자 제품과 고객 간의 최접점에 위치한 유통에서도 한 단계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충성도 높은 고객군을 확보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며 “전자제품 경쟁력에서 최고에 올라선 자신감을 기반으로 유통부문 혁신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했다.
◇제조를 넘어 유통도 `삼성전자화`
이번 사명변경으로 `삼성전자`라는 이름이 유통법인명에 포함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통의 기본은 인력”이라며 “기존 임직원들에게 사명 변경이 분명히 동기부여가 될 것이며, 향후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사명 변경과 함께 중장기 유통 시스템 전반에도 변화를 꾀한다. 매출 증가 이외에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삼성 제품의 홍보와 접점을 늘리기로 했다. 늘어나는 새로운 스마트기기의 교육장 역할도 유통점에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변화는 삼성 제품에 대한 로열티 고객군 확보가 핵심이다. 삼성 제품을 가장 잘 알리고 삼성 제품에 충성도 있는 고객층을 넓히는 데는 인하우스 유통망 강화가 필수다.
삼성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의 유통 노하우를 잘 축적해 글로벌 판매전략의 기본 툴을 만드는 데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가, 삼성 인하우스 판매강화에 촉각
삼성전자의 판매전략 변경 가능성에 유통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제품 유통에서 여러 브랜드를 모두 취급하는 유통전문점(하이마트, 전자랜드, 쇼핑몰 등)과 자회사인 리빙프라자의 인하우스 매장을 모두 가동 중이다. 투트랙 전략이다. 이는 하이프라자(브랜드 베스트샵)를 가동하는 LG전자도 유사하다.
가전양판점 한 관계자는 “삼성이 자체 매장 판매에 얼마나 강력하게 나올 것인지가 최대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간 내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준법경영을 강화하면서 고객에 가치를 부여하는 선진화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가전유통업계는 변신 중
국내 가전유통업계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시장파이가 더 이상 크게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가전의 판매물량 자체는 정체기에 진입했으며,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바탕으로 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전체 매출액만 소폭 상승하는 때로 보고 있다.
삼성은 TV와 가전 중심인 `디지털프라자` 이외에 제품 교체주기가 빠른 모바일기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별도 `삼성모바일샵`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객들의 구매가 스마트기기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는 롯데마트의 가전매장 디지털파크를 모두 롯데하이마트로 대체했다. 국내 최대 가전전문점 롯데하이마트는 로드숍 이외에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늘리면서 새로운 영업망을 보강한 셈이다.
전자랜드는 대형할인 매장을 지향하는 `프라이스 킹` 전략을 강화 중이다. 새로 오픈하는 점포는 대부분 가전전문점이 아닌 포괄적 대형할인점 형태의 프라이스킹을 지향한다. 지난 24일에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신규 프라이스킹 매장을 오픈했다.
LG전자는 올해 베스트샵 신규 점포를 늘리는 한편, 상권 분석을 통해 기존 점포의 위치와 매장 크기 변경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