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휴대폰에 이어 TV시장의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본격 뛰어든다. 지난 7월 크롬캐스트로 TV시장 잠재력을 확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자체 OS인 `타이젠(TIZEN)` 채택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한판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차기 안드로이드 OS에서 TV와의 적합성을 크게 강화한다. 특히 스마트기기와의 연동성을 개선한다. 기존 스마트TV의 한계로 지적돼온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과 TV에 특화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환경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OS는 조만간 공개 예정인 `안드로이드 4.4 킷캣`이 유력하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구글 측에서 `차기 OS는 TV에서의 활용성을 많이 개선했다. 특히 스마트기기와의 TV 연동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구글은 이에 맞춰 자사 OS를 채택한 TV의 브랜드 통합작업에도 나선다. 지난해부터 구글TV를 출시하고 있는 LG전자도 `안드로이드 TV`로 브랜드를 통일해달라는 가이드라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와 소니 등 안드로이드 OS 기반 TV를 출시한 업체들은 그동안 `구글TV`로 써왔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글로벌 지배적 플랫폼으로 가기 위해서는 회사명보다는 OS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구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충분히 예견된 수순이다.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다음 단계로 TV와의 시너지를 고려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스마트TV 앱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제품 출시에 앞서 지역 개발사에 정보를 흘려 관련 소프트웨어·주변기기 개발 생태계를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의 이번 브랜드 통합작업이 TV 세트를 직접 개발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나왔다.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흘러나왔던 얘기로 구글이 모토로라의 TV 셋톱박스 개발력을 활용해 직접 TV 출시에도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는 “중국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용역을 주면 50달러면 TV를 만들 수 있다”며 “크롬캐스트로 TV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구글로서는 충분히 세트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와 달리 글로벌 TV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아직 안드로이드 OS 탑재 TV 출시 계획이 없다. 다만 자체 개발 중인 OS인 타이젠을 탑재한 TV를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TV 시장규모는 대략 1억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의 6900만대보다는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16년에는 2억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표】세계 스마트TV 판매 추이및 전망(단위:만대)
※자료:가트너·디스플레이서치(2013년 이후는 전망치)
【표】안드로이드 OS 변천
※4.4버전은 추정
김준배·한세희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