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프트웨어(SW) 혁신전략에 대한 소견

지난달 말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 10개사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방문했다. 현지 기업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하고 현지 기관을 돌면서 이들 국가의 발전 속도와 SW산업 육성을 위해 들인 노력을 접하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반면 큰 시장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의 취약점은 국내 SW기업들의 성공적 현지 진출 가능성을 확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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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W기업들도 과거에 비해 해외진출 역량을 쌓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별적인 제품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현지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점은 상당히 개선된 부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내 SW기업들은 품질, 기술, 마케팅 등 모든 방면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날개짓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SW생태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W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고 우수인력들은 SW업종을 기피하며 연구개발과 같은 SW기초체력은 부실하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바야흐로 SW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견인하는 시대다. 이 때문에 SW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 수립은 더욱 중요해졌다. 현 정부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도 SW가 핵심이 돼야한다. SW가 곧 창의성이며, SW가 타 산업과의 융합을 촉진하며 창업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의 기업들이 거대한 SW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SW산업 육성에 정부가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개도국들도 SW산업 육성에 혈안이 되는 이유는 SW는 산업 그 자체로서도 중요하지만 국가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미래창조과학부가 관계부처합동으로 `SW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발표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우려도 나왔으나 그 결과물은 예상보다 고무적이다. 기존의 백화점식 정책을 탈피,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생태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SW산업의 핵심인 인력, 시장, 생태계의 종합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점은 적절하다. 그 중에서도 SW인력을 SW생태계 문제 해결의 최우선 실마리로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번에 제시된 SW인력 추가 공급과 질적 향상, 기초교육 확대는 SW생태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다.

이 정책들이 탄력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몇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SW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기업, 대학, 연구계와 정책추진 방향에 대한 합의를 거쳐 치밀하게 세부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 혼자의 힘만으로는 SW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SW인력의 수급주체인 기업과 대학과의 협력이 절실한 이유이다.

그 다음으로 SW인력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향상과 우수인력의 SW산업 유인책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을 통해 배출된 우수 SW인력들이 즉시 산업체에서 활용되도록 현장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기존 SW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에도 정책적 뒷받침이 돼야한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보여준 SW산업 육성 의지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반드시 실천돼야한다. SW산업 종사자들은 거창한 비전 제시나 수치보다 하나씩 개선돼 가는 SW산업의 환경을 체감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선 SW산업 주무부처인 미래부뿐 아니라 범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예산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SW혁신전략은 현 정부가 SW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제대로 육성하고자하는 의지를 담았다. 이 전략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고 SW산업 생태계 악순환을 끊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정책으로 역사 속에 남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윤동섭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dsyoon@fki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