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규제안` 강화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이 달 14일 EU 각국 환경장관 회의에서 해당 규제안의 도입 결정이 무산됐으며 독일 정부의 요청대로 규제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독일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유럽의 환경 정책이 퇴보됐다는 비판이다.
규제안은 오는 2020년부터 신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치를 ㎞당 130g에서 95g으로 낮추는 내용이 뼈대다. 이 안은 올해 6월 EU 의회에서 가결됐지만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배경으로 하는 독일 정부의 줄기찬 반대에 부딪혀 왔다. 독일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대형 프리미엄 자동차를 주로 생산한다.
독일 정부는 배기가스 기준치를 상향 조정하고 법안 도입 시기는 기존 안보다 4년 늦춘 2024년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 달 14일 EU 각국 환경장관 회의에서 이번 규제안의 도입은 무산됐으며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는 배기가스 기준치의 변동이 있더라도 향후 EU 환경보호를 위한 해당 법안 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친환경 차량용 반도체 기술의 발달에 따라 독일 인피니언같은 반도체 기업은 EU의 새 규제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조센 하인벡 인피니언 자동차부서 총괄은 독일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EU의 자동차 배기가스 감소 결정은 IT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우디, BMW, 메르세데츠 등의 독일 자동차 기업은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같은 연료소모 감소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차량용 반도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자동차 한 대에 장착되는 반도체 비용은 약 300달러였으나 2013년 323달러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반도체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EU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기술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시장 규모(단위:십억달러)
자료: 스태티스타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