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자금과 아이디어, 열정이 최근 언론계로 이동해 눈길을 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야는 최근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의혹을 처음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와 새 뉴스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8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2억5000만달러에 워싱톤포스트를 인수했다. 7월에는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가 뉴스 스타트업 `오지 미디어`에 투자했다. 여기엔 실리콘 밸리 유명 엔젤투자가 론 콘웨이,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률책임자도 참여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즈는 진보성향 주간지 `더 뉴 리퍼블릭`에 투자하고 뉴스를 모아주는 `업워시`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이외에 바이스(Vice)나 복스 미디어(Vox Media), 버즈피드(BuzzFeed),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등 차세대 언론사들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
IT업계는 돈이 많아도 단순히 과시나 오락거리에 투자하지 않는다. 오미디야는 “첨단기술 기업은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진다”며 “기술만으로 그렇게 하는 데 한계가 있어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첨단기술업계는 단순히 자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자본도 함께 지원해 뉴스 사업에 혁신을 도모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뉴스사이트를 개설했지만 언론계를 재편할 능력이 없는데다 언론사를 단순히 전리품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베조스와 오미디야의 주도로 더욱 진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미디야와 베조스는 과거 전통적인 업계를 완전히 다른 산업으로 재편한 주인공이다. 오미디야의 이베이는 개인 간 거래를 커뮤니티로 바꿨으며, 아마존은 인터넷 책 판매를 시작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한 번의 클릭으로 구매하게 했다.
버즈피드와 허핑턴포스트에 투자한 벤처투자가 케네스 레러는 “오미디야의 새 언론이 아직 이름도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이 같은 트렌드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의 유산 없이 자유롭게 디지털 기업을 시작하는 것은 전통 언론을 재편하는 것보다 쉽다”며 “이제는 첨단기술의 도움 없이 성공적으로 새 언론사를 창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