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자동차 `통큰 구매`에 나선다. 업무용 차량 120대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교체 물량은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을 통틀어 최대 규모로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기차 카셰어링 업체이자 LG CNS 자회사인 에버온을 통해 전기차 120대 장기 렌트를 추진한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은 공공기관 보급 위주로 형성돼 왔지만 이번 LG화학의 통큰 구매로 기업 및 민간 시장 활성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가격(출고가 기준)과 완속 충전인프라 구축비용을 합하면 약 55억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다. 차량은 LG화학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탑재한 르노삼성의 `SM3 ZE`로 확정했다. 전기차 운용에 필요한 충전인프라 구축과 관리는 에버온이 맡는다. 현재 에버온과 르노삼성 등은 충전인프라 관리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구매 절차 등 계약사항을 최종 결정하고, LG화학과 에버온은 다음 달부터 수요조사를 거쳐 LG화학의 서울(본사), 대전, 오창, 창원, 여수 등 사업장의 내연기관 업무용 차량을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또 수도권 내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LG CNS가 구축한 급속충전기를 기존의 현대기아차 충전방식(차데모)과 함께 르노삼성 전기차의 충전방식(교류3상)도 이용할 수 있도록 듀얼 방식으로 개조해 운영할 방침이다.
에버온은 환경부와 서울시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사업을 활용해 전기차 120대 주문을 이미 마쳤다. 이에 따라 차량 한 대당 2250만원(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 포함)과 완속충전기 1기를 지원받게 된다. 르노삼성도 급속충전기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온 관계자는 “연간 1만5000~2만㎞를 주행하게 되면 일반 내연기관의 연료비보다 전기차의 경제성이 훨씬 뛰어난데다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르노삼성과 충전인프라 운영 등의 최종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LG화학 사업장에 차량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로부터 업무용으로 소나타하이브리드 300대를 구입한 바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