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 시장이 열리고 있다. 4년 뒤인 2017년에는 세계 전체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제품 중 약 30%가 무선충전을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걸음마를 시작한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장은 무선 전력전송 산업의 시작이자 일부다. 이후 이 기술은 모든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등 교통수단으로 확산되며 우리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파급력이 큰 만큼 개별 기업들과 국가별 시장 선점 준비도 빠르다. 일본·미국 등은 무선 전력전송 산업의 초기 단계인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부터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일본은 편의점, 미국은 공공시설과 커피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각각 무선충전 핫스팟을 설치했다. 자국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이동통신·스마트폰 강국이라는 국내 사정은 대조적이다. 무선충전 부품 전문업체들이 발 빠르게 나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충전 인프라가 없어 시장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시장 성장이 늦어져 향후 무선 전력전송 기술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무선충전 도입에 소극적이다. 통신사업자가 주축이 돼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 탑재를 단말기 제조사에 요구하는 미국 등과 대조된다. 무선충전 기능 탑재는 중요하다. 관련 액세서리 산업으로도 파생 효과가 발생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업계는 2년째 무선 전력전송 활성화를 위한 무선충전 핫스팟 구축 사업 등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 사이 다른 국가들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무선 전력전송 산업은 향후 생활과 업무환경 등을 모두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이제 막 초기에 접어든 이 산업에서 우리가 IT 강국의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성장과 기술 개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정부와 업계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