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국내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를 통틀어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선 건 BMW가 처음이다. 내년 5월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국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BMW코리아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전기차 완속충전기 30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중심으로 설치된 기존 충전기와 달리 이번 구축 사업은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 대상으로 설치, 운영된다. BMW코리아는 내년 초까지 설치를 끝내고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모든 전기차 이용자도 사용하도록 공유할 방침이다. 충전 가능한 차량도 BMW의 전기차인 `i3` 이외에 현대기아차 `레이EV`와 GM `스파크EV` 등 다수의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
제주에는 현재 230여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며 민간 보급 사업으로 연말까지 160대, 내년 상반에만 최소 500대 등 약 1000대의 전기차가 운행된다. 여기에 전기차를 이용한 택시와 렌터카 사업도 추진 중이여서 충전기 활용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BMW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을 더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제주특별자치도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전기차 및 자동차 연관사업`을 협력 중이며 BMW가 전기차 실증 목적으로 한정 제작한 `BMW 액티브 E`를 무상 지원하기도 했다.
조인철 BMW 부장은 “제주도는 지리적 여건이나 민간보급 지원정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테스트베드뿐만 아니라 시장성도 높다”며 “이번에 구축하는 충전인프라는 전기차 이용자가 접근이 가장 효과적 장소를 분석해 설치할 예정으로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상황에 따라 제주에 급속 충전기 등 추가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참여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제주도 역시 민간시장 활성화를 대비해 추가로 충전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제주도는 기아차 `레이EV`와 르노삼성 `SM3 ZE`의 급속충전이 가능한 일본 `차데모(CHAdeMO)`와 `교류 3상` 듀얼타입의 급속 충전기 30기를 공공기관과 관광지 등에 구축할 방침이다.
장철환 제주도청 주무관은 “완성차 업체가 충전인프라 확충에 직접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며 “BMW코리아 자발적 헌신에 제주 민간 보급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제주도 내 모든 차량(37만1000대)을 전기차로 바꿔 탄소 없는 섬을 실현한다는 내용의 `제주 카본프리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기차 민간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