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로부터 인명을 구하는 열쇠 `IT`

최근 초대형 사이클론 `파일린`이 인도의 오디샤를 휩쓸어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999년 같은 지역을 사이클론이 덮쳤을 때는 무려 1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인 일등공신은 사이클론을 미리 경고한 `문자 메시지`다.

비단 인도뿐 아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IT를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자연재해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국제적십자연맹(IFRC)이 내놓은 `세계 재해 보고서` 내용을 전하며 자연이 주는 재앙으로부터 생존하거나 삶의 터전을 복구하는 데 IT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재앙이 잦지만 IT 인프라가 부족한 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분배`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호소다. 보고서는 재해 발생 후 몇 시간 내에 수많은 생명의 생사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많은 시골 지역과 빈민국에서 조기 경보 시스템처럼 기본적 IT기기에 접근조차 못해 피해가 불어난다. 여러 국제기구가 IT를 활용해 재해 정보를 제공하지만 단순 경고 전달에 그친다는 말이다. 보고서는 “민간기업과 국제기구, 정부와 지역단체가 빈민 지역에 IT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권했다.

IFRC는 통신사 트릴로지(Trilogy)와 함께 경보 문자 서비스인 `테라 SMS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진 등 재해가 잦은 아이티 지역 300만명에게 허리케인 경고와 질병 예방 정보를 알린다. 에드 햅 IFRC 글로벌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기술 전문가와 인도주의자들이 머리를 모았을 때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많다”며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연안에 소재한 시에라리온에 테라 SMS 시스템을 설치한 데 이어 40여개 국가에 추가 확산하는 일에 많은 민간과 공공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IFRC의 보고서는 기술의 잠재성에 주목했다. 인도에 닥친 파일린 사이클론 사례에서 보듯 IT 효과는 엄청나다. 사이먼 이클레셜 IFRC 재해·위기관리 대표는 “사이클론이 닥치기 전과 진행되는 동안 IT, 즉 문자 메시지가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미리 준비하거나 빨리 움직일 수 있게 했다”며 “이전에는 옆집에 고함을 지르는 식으로만 상황을 전했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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