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스마트폰 무선충전

잠들기 전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을 잊어본 사람이라면 선이 필요없는 충전 기술이 얼마나 큰 도움인지 짐작이 간다. 무선충전은 스마트폰 배터리 표시등에 빨간불이 들어올 불안함을 떨칠 수 있는 기술이다.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에서 사용자를 자유롭게 해 준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충전 케이블은 사라지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선충전에 관심이 크다. 전력 사용량이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적어 신기술 적용이 용이하기 때문. 스마트폰 시장은 무선충전 기술을 사용자에게 소개하는 무대이자 신기술 각축의 장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을 경험해 본 사람은 충전패드에 내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시작되는 간편한 사용 환경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무선 충전이란 말 그대로 휴대폰과 케이블 연결없이 충전하는 기술. 개발 노력은 약 100여년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 지금까지 주로 개발된 기술은 `자기유도` 방식이다. 2000년대로 접어들며 단점을 보완한 자기공명 방식이 소개되며 차세대로 넘어가는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무선충전 기술도 자기유도 방식이다. 현재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기는 자기유도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수신부 코일에서 전기가 유도되는 전자기 유도 원리를 이용한다.

자기공명 방식은 송신부 코일에서 공진 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해 동일한 공진 주파수로 설계된 수신부 코일에만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전달되도록 한 기술이다. 2007년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팀에 의해 처음 구현됐다. 당시 연구진은 2.4m 떨어진 60W 전구에 불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폰 등 실생활에 적용할 기술 단계에 이르지 못해 상용화 속도가 더뎠지만 내년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자유로운 사용 환경 장점을 살려 무선충전 시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무선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 단말기가 늘어나면 시장 확대 속도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17년 45억개 규모의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제품 중 약 30%가 유선 충전기가 없는 제품일 것으로 예측한다. 시장조사기관 IHS 라이언 샌더슨 부소장은 “스마트기기 성장으로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올해 35억개에서 2017년까지 45억개 규모로 늘어나며 무선충전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 예고에 무선충전 기술 표준 경쟁에는 불이 붙었다. 단말기 제조사, 통신사업자, 부품 제조사 등 관련업체 연합이 구성되며 표준 기술에 대한 공방도 뜨거워지고 있다.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PMA(Power Matters Alliance) 연합은 자기유도 방식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다.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는 자기공명 방식으로 기술 표준 잡기에 나선 상태다.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무선충전 기기를 출시하고 있는 연합은 WPC다. 2008년 설립돼 회원사도 150여개로 가장 많다. 배터리 브랜드 에너자이저, 미국 통신사업자 버라이즌 이외에도 주요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사가 참여하고 있다. 자체 자기유도 방식인 `Qi(치)`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장의 대세를 잡고 있다. 일본 지역 내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무선충전 핫스팟도 구축하는 등 무선충전 보급도 진행 중이다.

자기유도 방식 기술을 사용하는 후발 협회인 PMA는 북미 지역에서 강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만큼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업자 AT&T,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구글 등이 참여한다. 제품 수는 WPC보다 적지만 향후 시장 성장을 겨냥해 북미지역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 공항 등 공공시설과 스타벅스 매장에 무선충전 핫스팟 설치를 확대 중이다.

A4WP는 자기공명 방식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 퀄컴과 삼성전자의 주도로 지난해 설립됐다. 현재 약 70개 회원사를 확보했지만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카밀 그라스키 A4WP 의장은 “12월부터 스마트폰 자기공명 방식 무선충전 기기 인증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내년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혀 공세가 예고된다.

업체 간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무선충전 시장이 개화되면 당장 특허 기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 막이 오를 특허 분쟁을 피하고자 자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는 원천 특허를 보유한 해외 업체에 투자까지 나서며 특허 경쟁을 대비하는 상황이다. 이에 무선충전 기술 연합들은 해결책으로 회원사간 기술 제휴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 업체별 특허 보유 기술의 수와 그 가치에 따라 차등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기술 확보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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