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HTC와 손잡고 스마트폰 시장 진출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지존 아마존이 HTC와 손잡고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애플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HTC와 손잡았으며 세 가지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 중 하나는 상당히 개발이 진전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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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HTC와 손잡고 스마트폰을 제조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마존은 최근 최신 모바일 운용체계 `파이어3.0`을 발표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다는 소문은 2년 넘게 흘러나왔다. 연내 스마트폰 출시가 점쳐졌지만 아마존은 얼마 전 올해는 아니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아마존이 HTC와 프로젝트를 계속한다면 내년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은 구글이 넥서스폰을 만드는 것처럼 HTC에 스마트폰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든 자체 운용체계(OS) `파이어`를 킨들 스마트패드에 쓴다. 아마존은 최근 킨들 신제품을 발표하며 `파이어 3.0(모히토)`도 선보이는 등 OS 개선에 힘썼다. 스마트폰 역시 아마존 전자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팔 수 있는 파이어 OS가 쓰일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아마존과 HTC 모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벤 호 아마존 마케팅 책임자는 “아마존은 자체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통신사나 다른 기술 기업과 협력도 열려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두 회사는 협력으로 서로 이익을 챙긴다. 아마존은 HTC의 스마트폰 제조 노하우를 배우고 HTC는 시장에서 재기를 노린다. 아마존은 급변하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설계와 부품 공급망관리(SCM) 등 부담을 줄이며 보다 빨리 제품을 내놓는다.

아마존과 협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HTC에 큰 힘이다. HTC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02년 상장 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HTC는 스마트폰 시장 다크호스로 떠올랐는데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점유율 3% 아래로 추락했다. 일부에서는 HTC가 2년 안에 인수 합병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왔다. 아마존 스마트폰은 HTC의 새 매출원이다.

HTC는 구글, 페이스북 등과 협력하며 제조 능력을 인정받았다. HTC는 첫 안드로이드폰 `G1`을 개발했으며 페이스북폰으로 불리는 `HTC 퍼스트`를 내놨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협력 비즈니즈에 능숙하다.

아마존은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팔고 전자책과 디지털 콘텐츠 판매로 만회하는 전략을 쓴다.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저력을 보인 아마존이 저가를 무기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수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