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롯데마트 내 가전전문 매장인 디지털파크를 이달 `하이마트`로 전면 전환한다. 롯데가 국내 최대 오프라인 가전전문 유통점 하이마트 인수 후 1년이 지나면서 본격적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거점 롯데마트 내 가전전문 매장으로 자리 잡았던 15개 디지털파크가 이달 모두 하이마트로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31일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해 `롯데하이마트`를 출범시킨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롯데마트는 매장 내 디지털파크를 철수한다. 이 공간에 롯데하이마트가 임차료를 내고 입점한다. 지난달 말까지 8개 점포가 이미 하이마트로 전환했고, 이달 내 나머지 점포 전체가 롯데하이마트로 변경될 예정이다.
기존 디지털파크 인력은 롯데마트로 복귀한다. 새로 오픈하는 점포에는 하이마트 인력이 배치되며 매장의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도 모두 하이마트가 새로 설계한다.
롯데는 롯데마트 잠실점과 구로점의 디지털파크를 하이마트로 전환해 효과를 테스트했다.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가전유통 사업을 롯데하이마트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마치고 연말 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하이마트는 전국 주요 거점에 신규 점포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로드숍 위주의 하이마트가 롯데마트 내 새로운 매장을 확보하면서 도심 주요지역에 고객 접점을 확대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디지털파크 전환까지 고려하면 하이마트의 점포는 이달 350개를 넘어선다. 점포 수 확대는 주요 제품의 수급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디지털파크가 IT기기 중심 매장이었다면 새로 오픈할 하이마트는 백색가전을 늘려 종합 가전매장”이라며 “하이마트의 직접 배송체계와 접객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적자사업부로 꼽혔던 가전유통사업을 철수하면서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하이마트에서 임대 수익도 얻는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보다 강력한 가전유통부문을 매장 내로 입점시키면서 롯데마트 자체의 위상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전체로 보면 계열사·사업부 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쪽에 사업을 몰아주면서 사업구조를 최적화하는 모양새다.
롯데의 가전유통 사업 재편에 삼성·LG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가전판매업체인 롯데하이마트가 굴지의 유통그룹 롯데와 함께 전자제품 공동 소싱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롯데는 백화점과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가전전문유통사까지 거의 모든 유통채널을 확보했다”며 “롯데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품 공동 소싱으로 제조사와의 구매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