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키로 한 도시가스요금 신용카드결제 전면 시행이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요금인상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까지 일괄적으로 카드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5개 도시가스회사는 서울시 권유로 내년부터 도시가스요금 신용카드 수납을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사용자 선택권 보장 및 편의성 증대를 위해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에 인터넷을 포함한 결제시스템 도입 등 신용카드 수납을 확대한다.
서울시는 2년째 미뤄진 도시가스 공급비용 인상 승인 과정에서 도시가스회사에 신용카드결제 전면 확대 조건을 내걸어 승낙을 받았다. 신용카드결제 전면 확대를 승낙하지 않으면 공급비용 인상을 승인할 수 없다는 서울시의 입장에 도시가스회사가 백기를 든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도시가스회사가 가스공급에 필요한 제반 비용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신용카드 수수료를 현행 도시가스 공급비용에 반영한다고 밝힌 것이다.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주체가 소비자고 이로 인해 소비자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는 가정용 수요처 중 30%의 소비자가 앞으로 신용카드를 이용할 때 공급비용은 ㎥당 2.8∼3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수요자가 많을수록 인상폭이 늘어 소비자 요금 부담은 가중된다. 요금인상은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모든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 같은 문제로 시민단체는 요금인상 요인이 될 수 있는 신용카드결제 전면 시행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5개 도시가스회사는 지난 상반기부터 대형 카드사들과 제휴카드 도입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카드 수수료를 1% 이하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에 서울시가 신용카드결제 전면 시행을 추진해 그간 협상이 수포로 돌아갔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도, 도시가스회사도 모두 원하지 않는 도시가스요금 신용카드결제 전면 시행을 왜 서울시에서 밀어붙이는지 알 수가 없다”며 “내년 예정된 지자체장 선거를 대비해 박원순 시장이 치적을 쌓으려는 무리수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