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 드러난 정부 콘텐츠 육성정책
콘텐츠 육성 정책 일환으로 출범한 콘텐츠공제조합은 이달 말 출항한다.
올해 편성된 예산을 바탕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내에 긴급 업무팀(TF)을 꾸리고 조직과 전산망을 구축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일단 자금을 운용할 인력과 전산망 구축, 사무실 임대가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문제는 영세 콘텐츠사업자에게 필요한 이행보증과 융자를 진행할 운용자금 마련이다. 당초 2015년까지 1000억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영세 콘텐츠 기업에 이행보증과 융자를 제공한다는 원래 목표는 상당시일 늦춰지거나, 방향 수정이 불가피하다. 금융권과 대기업이 나서길 기대하지만 정작 조합의 주체인 정부와 콘텐츠 기업조차 적극적인 대응을 취하지 않고 있다. 국고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혜 대상인 콘텐츠 업계조차 영세성과 자금사정을 내세워 출연에 힘겨워하고 있다.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상상콘텐츠기금법은 현재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박 의원실은 공청회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상상콘텐츠기금은 콘텐츠산업 발전의 기초가 되는 이야기 원형 정보 구축과 콘텐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기초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콘텐츠 유통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기금을 걷는 조성 방식을 놓고 민간의 반발이 심해 추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입법화 단계인 만큼 추후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국고 지원도 법안 과정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든 콘텐츠코리아랩은 내년 초 대학로에 1호점을 설립 예정이다. 연말까지 지역 거점의 2, 3호점을 추가로 선정한다. 하지만 배출된 인력들이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금지원까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최보근 문화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국고가 줄었지만 사업비를 절감해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추가로 설립될 지역 거점은 지방과 협력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