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임지훈]<9>TV 보며 수다 떨기 `겟글루`

`겟글루(GetGlue)`는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하는 커뮤니티다. 각기 다른 방송국 홈페이지에 흩어져 있는 프로그램 목록을 개인 취향과 관심에 맞게 한 곳에 모았다. `슈퍼스타 K`를 TV로 보며 웹과 앱으로 댓글을 달고 감상평을 남기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과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세컨드스크린 서비스 기능도 녹였다. 현재 400만 회원을 돌파했으며 타임워너 등에서 네 차례 투자를 유치했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임지훈]<9>TV 보며 수다 떨기 `겟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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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글루 서비스 페이지. 로그인하면 사용자가 체크인한 방송에 대한 콘텐츠가 정리돼 나타난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임지훈]<9>TV 보며 수다 떨기 `겟글루`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서비스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한다.

▲임지훈(케이큐브벤처스 대표)=위치 기반 SNS `포스퀘어`가 방문 장소에 `체크인`하는 서비스라면 겟글루는 영화와 TV, 스포츠 분야 관심 TV 프로에 체크인한다. 체크인은 페이스북의 `좋아요`다. 겟글루 페이지에서 특정 프로를 검색하고 체크인하면 같은 프로를 체크인한 사용자들이 올린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 볼 수 있다. 좋아하는 프로 댓글과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일명 `짤방`을 보고 의견을 나눈다. `온 나우(On Now)`로 현재 방송 중인 프로를 보며 스마트폰으로 즉각적인 의견을 나눈다는 점에서 세컨드스크린 기능도 가졌다.

-정진욱=겟글루를 추천하는 이유는.

▲임지훈=TV를 보며 소통하려는 대중의 기본 욕구를 잘 파악했다. 네이버에서 실시간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 끊임없이 댓글이 달린다. 방송보다 오히려 댓글이 더 재밌다. 방송을 보며 소통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소통은 스마트기기 등장으로 더욱 편해졌다. TV를 보면서 스마트기기로 대화하는 건 일상이다. 겟글루 회원은 이미 400만명이 넘는다. 시장은 이미 증명됐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건 커다란 매력이다. 겟글루는 커뮤니티로 시작했지만 데이터가 쌓이며 힘을 얻었다. 겟글루 평가가 대중이 콘텐츠를 선택하는 기준이 됐다. 겟글루는 한국 스타트업이 한번쯤 고려할 만한 서비스다.

-정진욱=비즈니스모델(BM)은 무엇인가.

▲임지훈=아직은 없지만 예측 가능하다. 사용자 데이터를 통한 타깃광고 플랫폼이 될 거다.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관련 영화가 나왔을 때 광고할 수 있다. 요리 프로를 즐겨 보는 이에겐 주방용품과 레스토랑 정보를 제공한다. 당연히 광고 단가도 높게 받는다. 겟글루는 개인화 기능을 갖췄다. 사용자가 평소 재밌게 본 프로와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해당 콘텐츠 바로보기 연결로 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정보가 충분한 만큼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정진욱=겟글루 특징으로 세컨드스크린을 꼽았다 시장을 전망한다면.

▲임지훈=성장 가능성 크다. 국내 IPTV 서비스에도 TV 보는 사람과 대화하기 기능을 넣었지만 실패했다. 큰 화면에 리모컨을 눌러가며 글 쓰는 게 불편했다. 스마트TV도 마찬가지다. 모바일은 이런 고민이 없다. TV를 보며 스마트기기를 쓰는 사람이 70% 이상이란 조사도 있다. 편하게 누워서 TV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대화하고, 검색한다. 이런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세컨드스크린 시장이 성장할 거다.

-정진욱=커뮤니티 서비스로서 겟글루의 장점은.

▲임지훈=커뮤니티는 왁자지껄 떠드는 재미다. 기능보다 사용자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핵심이다.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 겟글루는 좋아하는 것을 보며 소통하려는 대중의 욕구를 빨리 파악해 서비스로 구현했다. 소통 욕구에 관심사에 체크인한다는 아이디어를 잘 접목했다.

-정진욱=초기에는 매우 `핫`했지만 현재는 인기가 조금 식었다. 겟글루의 발전 방향은.

▲임지훈=내부 계획까지는 현지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아 추측하기 어렵지만 추천 방향은 있다. 바로 기술과의 결합이다. 국내 영화추천 서비스 `왓챠`와 결합한다고 생각해보자. 왓챠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겟글루에는 사용자 선호 콘텐츠 정보가 가득하다. 왓챠 같은 기술력과 결합하면 추천이 정교해진다. 이런 추천을 바탕으로 추천과 감상, 커뮤니티 의견 교환까지 한방에 끝난다. 네이버 영화페이지, 엠넷 홈페이지 갈 필요가 없다. 겟글루에서 추천받고 감상하고 느낌을 공유한다. 이렇게 되면 정말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서비스로 성장한다.

-정진욱=겟글루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노하우를 조언한다면.

▲임지훈=가능성 높다. 성공은 서비스 구현 방식에 달렸다. 커뮤니티 만들어 놓고 `이제 여기서 놀아라`,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단순히 모든 방송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쓰라고 해도 대중이 안 쓴다. 프로그램마다 최소한의 파워 유저가 필요하다. 전략적으로 유능한 콘텐츠 생산자와 함께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다 하는 게 아니라 한 프로에 집중하는 걸 추천한다. `슈스케` 커뮤니티만 운영해 슈스케 관련 모든 이야기를 모은다. 서비스에서 대화하는 즐거움을 익힌 사용자가 다른 프로그램 커뮤니티도 열어달라고 할 때 `무한도전`으로 확대한다. 작게 시작해서 충성 고객을 만들고 확대해 나가는 게 커뮤니티 서비스의 시작이다. 이게 어렵다. 창업자 역량이 중요하다.

-정진욱=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임지훈=기술 기반의 `쿨`한 서비스만 원하는 사람은 하기 힘들다. 처음 사용자 모으려면 파워유저를 일일이 찾아가 서비스 이용을 부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 한다. 천재 엔지니어는 필요 없다. 비전을 믿고 당장의 궂은일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정진욱=겟글루 같은 서비스에 투자할 생각은. 한다면 얼마를 투자하겠나.

▲임지훈=투자 의향은 80% 정도다. 커뮤니티 서비스는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3억원 정도면 충분하다.

-정진욱=겟글루에서 배울 점은.

▲임지훈=아이디어를 너무 어려운 데서 찾을 필요 없다. TV 보며 수다 떨고 싶은 욕구를 해결하는 것도 훌륭한 아이디어다. 주변에 있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 서비스에 녹이면 된다. 한 마디로 `쉽게 생각하자`다.

임지훈 대표가 평가한 겟글루

겟글루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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