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보여주기식 위주로 과학관을 운영한다면 직원들은 편할 수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과학관의 핵심은 아이들과 학생들이 즐겁게 뛰어 놀면서 과학의 원리를 공부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달 정식개관을 앞둔 최은철 국립광주과학관장은 과학관 운영철학으로 창조적 아이디어가 가미된 과학교육을 내세웠다. 이론과 관람 위주의 전시관 운영에서 벗어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과학교육의 대중화`를 광주과학관의 미션으로 정해놨다.
이제 막 주춧돌은 세운 광주과학관은 할일이 태산이다. 인력 충원부터 협력업체 선정, 전시관 정비, 교육프로그램 기획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운영비 분담 문제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재원확보 방안부터 정리해야 한다.
최 관장은 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광주과학관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국립과천과학관장직을 내려놓고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로 내려갔다. 신생 과학관이다보니 규모도 작고 재정 또한 열악한 상태다. 연봉도 많이 줄었다. 숙소도 마련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광주과학관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최 관장의 일 욕심으로 견뎌냈다.
광주에 내려오자마자 최 관장은 과학관 조성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때부터 설립이 가시화됐다. 그는 법인부터 설립하고 이사회를 꾸렸다. 지지부진하던 과학관 조성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전문인력 채용도 나섰다. 채용비리를 막기위해 블라인드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개개인의 능력과 실력 위주로 직원들을 공정하게 선발했다. 15명 모집에 680명이 응시할 정도로 주위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최 관장은 지난달 중앙부처와 세종시를 찾아 광주과학관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전도사를 자처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우주기술개발과장,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장 등 30여년간 과학정책 분야에서만 한우물을 파온 그의 풍부한 경험과 `거미줄`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과로로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했다.
“주위 분위기도 달라졌고 광주과학관에 대한 좋은 인식도 많이 심었습니다. 그럼 된거지요.”
최 관장은 “여름방학 동안 임시개장을 했는데 하루 예상인원 500명을 훨씬 넘은 2000여명이 과학관을 찾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며 “이달 정식개관에 맞춰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정비해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과학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광주 과학관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을 좀더 쉽고 친숙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꿈나무들이 과학기술 호기심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