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무기체계SW 국산화, 여전히 갈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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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쟁이 네트워크중심전(NCW)으로 변화되면서 항공기와 유도무기 등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SW)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항공기는 1960년대 F-4의 경우 8%에 불과하던 SW 비중이 최근 운용 중인 F-35에서는 90%까지 높아졌다. 유도무기도 과거에 비해 장거리·고정밀 폭격이 중시되면서 SW 비중이 크게 늘었다. GPS 유도 키트를 이용한 합동직격탄(JDAM)의 SW 구축비용은 35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비중이 높아지는 무기체계 SW가 대부분 외산에 종속됐다는 것이다. 항공·유도무기·탱크 등에 적용되는 SW 대부분은 외산이다. 전시 상황에서 외산업체가 SW공급을 미루거나, 유지보수를 거부한다면 우리나라는 NCW 상황에 맞는 무기체계 운용은 불가능하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나서 무기체계 SW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옛 지식경제부 시절 시작한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으로 민간기업이 개발한 항공기와 탱크의 실시간운용체계(RTOS)가 대표적이다. RTOS 국산화에 성공,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적용하는 군에서 부정적이어서 실제 적용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무기체계 SW 국산화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적용 사례가 없는 제품에 대한 군의 신뢰부족 때문이다. 한 국방SW기업 사장은 “초기에는 시범적용을 하거나 기존 외산제품과의 병행적용 등으로 국산 SW를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라며 “적용 사례가 없다고 무조건 외면한다면 국산화는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올해부터 무기체계 SW를 필요로 하는 군과 기획 단계부터 공동으로 논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국산화에 성공한 SW를 실제 적용하겠다는 의지다. 방사청 관계자는 “군 수요자 입장에서 국산화가 필요한 무기체계 SW 중심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기체계 SW 국산화를 위해 적극 추진했던 국방산업기술진흥원 무기체계SW연구소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한계도 많다. 민간에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무기체계 SW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군에서는 전문가가 없어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국방부와 방사청, 합동참모본부 간의 무기체계 상호운용에 대한 무리한 주도권 경쟁도 무기체계 SW 국산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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