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시장에 대형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24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합병을 발표했다. 또 버라이즌이 보다폰과 결별한 후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을 모두 인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 휴대폰사업부를 샀다. 블랙베리는 캐나다 보험사 페어팩스에 매각되는 등 올해 들어 대형 거래가 줄을 이었다.
최근 M&A는 단순한 자산가치 증가 목적이 아닌 산업적 결합에 집중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IT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기업들이 M&A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술과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기보다는 M&A로 신속하게 신성장 엔진을 확보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메가딜의 유행이 돌아왔다`는 사설에서 “M&A 인기가 시들했다가 최근 기업들이 다른 회사 자산 인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투자은행이 바빠졌다”고 설명했다.
M&A 활성화는 기업 활동에 윤활유 역할은 물론이고 경기 회복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시장은 대형 M&A로 새 전기를 맞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 휴대폰사업부 인수로 윈도 진영 구축을 확고히 했고,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 인수로 안드로이드 세력을 넓혔다. LG전자는 HP에서 팜 운용체계(OS)를 인수해 재기를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둘러싼 M&A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한다.
박영훈 액센츄어코리아 경영컨설팅그룹 대표는 “일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휴대폰사업부 인수를 두고 패자와 패자의 결합이라고 하지만 향후 이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서로를 보완하는 두 회사 간 합병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상적인 결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최근 자동차는 기계장치에서 전자장치로 변신했다”며 “조만간 자동차와 전자기업 간 대형 거래가 성사되며 시장에 일대 변혁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M&A에 대처해야 한다”며 “철저한 준비와 인수 후 통합이 M&A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