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대규모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은 중국, 일본 태양광 기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반면에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기업 시장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25일 업계 및 금융기관에 따르면 주요 태양광 기업의 실적이 지난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중국 캐내디언 솔라는 지난해 1억4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1800만달러로 흑자전환하고 지난 분기에도 12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4억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잉리솔라는 올해 1분기 5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에 영업손실을 3000만달러 이상 줄였다. 특히 2분기 선적량은 지난 분기 대비 23.6% 증가한 889㎿로 시장 점유율도 10%대에 진입했다.
미국 태양광기업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갔다. 퍼스트솔라는 1·2분기에 각각 6100만달러, 3900만 수익을 올렸고 선파워도 2분기에 3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적자 고리를 끊었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일본 태양광기업 생산량도 급증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300㎿ 규모에 불과했던 일본 태양광기업의 태양전지, 모듈 생산량은 올해 1분기 태양전지 686㎿, 모듈 934㎿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의 호황을 모든 기업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내수시장 수요에 힘입어 선진시장 일부 기업에 수익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최근 발행한 2013년 하반기 태양광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상위 20개사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58%에서 올해 같은 기간 70%까지 증가했다.
상위 20개사 가운데 이름을 올린 우리기업은 한화솔라원이 유일하다. 대다수 기업이 중국, 미국 기업으로 강력한 자국 수요에 바탕을 두고 실적을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해외영업에 주력하는 한화그룹, LG전자, 현대중공업, 신성솔라에너지 등 국내 태양광업계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인증, 제품 선정 과정에서 자국 기업 제품을 우대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도 점차 심해지고 있어 해외 영업도 녹록치 않은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산업투자조사실 박사는 “기업 간 극심한 경쟁을 피하려 최근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금융과 태양광발전사업을 연계한 신규 발전사업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내수시장 활성화, 해외사업개발 부문을 동시에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태양광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태양광 기업의 실적 현황 (단위 : 백만 달러)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