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사의 표명…팬택 경영 `안갯속으로`

국내 3대 휴대폰 업체 팬택을 이끌어온 박병엽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은 휴대폰 분야에서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일군 상징적인 인물이다.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임직원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이르렀고, 건강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동대표였던 박 부회장의 사퇴로 팬택은 이준우 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24일 팬택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팬택 실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이날 오후 은행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이날 채권단을 방문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회장이 사의를 선택한 것은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임직원에 대한 책임감, 채권단에 대한 미안함 등 복합적인 심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채권단과 주주들에게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대단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실적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 이런 결과에 송구하다”고 말했다.

팬택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왔다. 이어 25일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 추진안`을 사내에 공지할 예정이었다. 혁신 추진안의 핵심은 `6개월 무급휴직제 시행`이다. 현재 판매량을 감안할 때 생존을 위한 인력규모를 위해서는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8월부터는 과장급 이상 회사 간부와 임원이 월급의 10~35%를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이들은 3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할 때까지 자발적인 임금 삭감을 하기로 했다.

박 부회장이 퀄컴과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팬택 회생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실적을 회복시키지 못했다. 특히 무급휴직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책임감이 커지면서 사퇴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팬택은 이에 따라 이준우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팬택은 당초 실시하기로 했던 혁신 추진안에 따라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브랜드력과 사후지원 등을 강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팬택은 2007년 2분기부터 20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7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팬택 매출액은 2조2343억7900만원으로 전년 3조108억4300만원에서 8000억여원 줄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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