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시모집이 한창이다.
대학마다 우수한 인재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취업률 알리기에 나섰다. 취업률이 신입생을 끌어 모으는 결정적 `미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입시생들 역시 대학이 발표하는 취업률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대학들이 대기업 취업률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한 숫자만 강조하고 중소·중견기업 취업자 수는 은근슬쩍 감춘다.
대기업에 치중한 취업률 집계는 비수도권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하다는 분석이다. 지역 우수 인재들이 지역에 남길 바라거나 중소·중견기업 인력난 해소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일 수 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희망이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평소 인력채용에 애를 먹고 있던 대구 IT기업 희일커뮤니케이션을 탐방했다. 취업희망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기업탐방에 참가했던 취업희망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이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지역 중소기업에 대해 막연하게 가졌던 부정적 선입견이 사라졌다”며 “이런 기업이라면 당장 취업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이 기업은 본사만 대구에 있을 뿐 관련 업계에서는 `알짜`업체로 알려져 있다. 연봉 등 복지수준도 `빵빵`한 편이지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대학을 갓 졸업하는 취업예정자들이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보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 특히 비수도권 대학들이 대기업 위주의 취업률만 강조하면 결국 지역 기업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될 뿐이다. 지역의 탄탄한 중소·중견기업에 진출한 인재들을 적극 부각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 인재들이 지역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들이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편견이 버리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선배 졸업생들을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풍토 조성도 필요하다.
사실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만 따져 봐도 중소·중견기업이 훨씬 많다.
대기업 취업률만 강조하는 허세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재를 키우는 대학의 참모습이 기다려진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