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추석 이후 기습 더위 대비해야

9.15 순환정전 2년 남겨진 숙제는

아무리 날씨가 선선하다고 해도 추석연휴 직후까지는 전력수급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2011년 발생한 9·15 순환정전이 추석연휴가 끝난 이틀 뒤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한빛 원전 6호기처럼 발전 설비가 갑작스럽게 정지한다면 순환정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 9월 날씨가 전력수급에 도움이 되고 있다. 9월 상순 평년 평균 기온이 26~28℃인데 올해는 이보다 낮은 23~27℃를 기록했다. 기온 하락으로 에어컨 부하가 줄면서 9월부터 한 주에 100만㎾씩 전력수요가 줄고 있는 추세다. 선선한 날씨로 예비전력도 예상대로 1100만㎾ 안팎의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에서 9월 중순 이후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받고 남서기류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오를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갑작스러운 기습 더위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조업속도라는 변수도 있다. 지난 여름 절전 규제와 휴가일수 조정으로 주요 제조라인이 생산에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이른 추석연휴까지 이어져 연간 생산량을 맞추려는 기업이 추석 이후 일제히 조업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전력당국은 늦더위와 기업 조업속도 등 변수에 대비해 발전소 예방정비 일정을 조정했다. 9월 첫째 주 7대(발전용량 135만㎾), 둘째 주 14대(325만㎾), 셋째 주 11대(254만㎾), 넷째 주 39대(768만㎾) 등이다. 추석연휴 이후 예방정비가 늘어나 예비전력이 800만㎾로 내려갈 전망이지만 이 정도면 넉넉한 수준이다.

그래도 전력당국은 추석연휴 직후를 `특수 경부하 기간`으로 정해 전력수급상황실을 계속 운영하고 평상시보다 200만㎾ 더 많은 600만㎾ 이상 예비전력을 확보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예정이다. 대형발전기 고장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민간발전기 가동, 수요관리, 전압하향조정 등 비상수단을 투입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류성호 전력거래소 수급계획팀장은 “최근 5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월 20일 이후에는 기온이 30℃ 이상 올라가는 사례가 없어 추석연휴 전이 마지막 전력수급 비상상황일 것”이라며 “발전소 가동 정지 등 사고위험은 항상 존재하므로 동시다발적 사고 발생 상황까지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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