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와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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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소프트는 연초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수준 높은 복지로 `꿈의 직장` `한국판 구글` 등으로 불렸다. 직원들은 주 35시간을 근무하면서도 자유로운 사내 수영장·스파 이용, 출산시 1000만원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대표가 직접 “좀 놀면 안 되나”고 말할 정도니 분위기를 알 만하다. 최근 한 케이블방송에서는 이 회사를 `신의 직장` 3위로 랭크하기도 했다.

뒤이어 주목 받은 기업이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다. `건설 구조 분야 소프트웨어(SW) 세계 1위 업체`라는 타이틀과 함께 최고 수준 복지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대기업 수준의 연봉, 무료 호텔식 뷔페 식사, 낮잠 시간 제공 등 감탄사가 절로 나올 복지 체계를 갖췄다.

놀라운 사실은 둘 다 SW 기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SW 기업은 복지수준이 낮은 그룹에 속한다. 보수는 적고 야근을 밥 먹듯하는 분야가 SW다. 열악한 기업 복지에 기대는 것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해 보수라도 많이 받는 게 낫다는 게 요즘 SW 개발자들 생각이다. 이런 환경에서 제니퍼소프트, 마이다스아이티의 사례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두 기업의 또 다른 공통점은 꾸준한 매출 성장이다. 2000년 창업 첫해 15억원이던 마이다스아이티 매출은 지난해 777억원을 기록했다. 제니퍼소프트는 지난 3년 동안 연 27%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을 보며 `잘나가기 때문에` 복지 수준이 높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틀리다. 훌륭한 복지가 성공적인 사업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니퍼소프트는 창업 때부터 주 35시간 근무를 시작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기업에 필요한 것은 결국 직원의 행복`이라는 신념으로 사업 초기부터 복지에 공을 들였다.

두 회사의 발전이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SW는 결국 `사람`이 경쟁력인 산업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게 SW 기업의 살길이고, 사람에 대한 투자가 곧 복지다. SW 기업에 복지는 `없어도 그만`인 존재가 아니다. 기업에 과연 진정한 복지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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