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첨단산업 R&D클러스터, 판교테크노밸리

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개발(R&D)중심 클러스터 단지다. 쾌적한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생산시설은 들어설 수 없도록 했다.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콘텐츠기술(CT) 등 첨단산업 분야 대표 기업들의 연구시설이 모여들면서 명실상부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서의 위상이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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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90% 이상 완공

판교테크노밸리는 총 66만1925㎡(약 20만평) 규모에 이른다. 토지구입비용 1조4046억원과 건축비 3조8659억원 등 총 5조2705억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단지는 초청연구용지·일반연구용지·연구지원용지 등 기능별로 나눠 분양,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다. 입주기업도 기능에 맞는 업종을 제한하는 등 처음부터 첨단산업 분야 클러스터 조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미래형 자족도시이자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용지 분양은 거의 완료 단계다. 하천과 도로 등을 제외하고 기업에 공급한 44필지 44만3482㎡ 가운데 43필지 44만721㎡를 분양했다. 분양에 참여한 44개 컨소시엄 가운데 26개 컨소시엄이 건물을 준공했고, 11개 컨소시엄은 공사 중이다. 아직 미착공 상태인 컨소시엄은 7개에 불과하다. 건물 준공을 기준으로 한 공정률은 약 70% 수준이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주차장 부지도 속속 분양되고 있어 연말께면 공정률이 90%를 넘어설 전망이다.

◇입주기업 70% 이상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판교테크노밸리는 이미 활기 넘치는 연구단지로 변모했다. 지난 2월 기준 634개사가 입주했다. 근무하는 직원 수도 3만800여명에 이른다. 소도시 규모다. 입주기업과 직원 수는 이후로도 계속 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위상은 입주기업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은 대부분이 중견기업 이상 규모다. 연초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견기업이 51.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기업도 19.3%에 달했다. 반면에 소기업은 28.9%에 불과했다. 70% 이상이 대기업이거나 중견기업이라는 얘기다. 이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연구개발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케 한다.

특히 입주기업은 대부분 이곳에 연구기능을 설치했다. 입주기업을 기능별로 나눈 결과, 본사가 75.4%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부설연구소였다. 연구소는 14.3%, 지사 5.4%, 기타 4.9% 였다.

업종별로는 IT기업이 331개사로 52.2%를 차지했고, BT기업이 11.8%(75개사), CT기업이 9.6%(61개사)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26%(167개사)는 기타 업종이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 분야 R&D 클러스터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게임·반도체·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매김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해 게임과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이 밀집,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코리아바이오파크가 준공하면서 BT분야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22개 제약 및 의료분야 기업이 입주했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와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사업이다. 지난해 7월 글로벌R&D센터 준공식에서는 홍석우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클러스터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글로벌R&D센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스템반도체 진흥센터와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SoC센터가 입주했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판교역 부근에 회관을 건립해 입주할 예정이다. 3차 분양에 참여했던 주성엔지니어링이 경영사정 악화로 건축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며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연말께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판교시대를 연다. NHN과 네오위즈게임즈가 지난 5월말 건물을 준공한데 이어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이달 중에 준공한다. 이르면 10월께 이들 게임업계 빅4가 입주를 모두 마칠 예정이다. 특히 NHN, 네오위즈게임즈와 함께 준공, 다음달 개소할 예정인 공공지원센터에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가 입주한다. 판교 게임밸리가 완성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이미 위메이드와 스마일게이트, 웹젠, 게임하이, 엑스엘게임즈, 나우콤, 블루홀스튜디오 등 중견 게임사와 카카오, 오콘, 선데이토즈 등 내로라하는 게임사와 콘텐츠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인근 분당까지 포함하면 총 150개 이상 콘텐츠 기업이 집적해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향후 이 지역 게임사 매출이 연 4조원 규모에 이르고,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인력만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포럼 가동

경기도는 입주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를 운영중이다. 지원본부는 입주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판교테크노밸리 발전협의회 등 네트워킹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입주기업간 협력 네트워크인 판교테크노밸리포럼을 출범시켰다. 판교테크노밸리포럼에서는 입주기업과 연구소, 지원기관간 정보교류와 연구개발 협력사업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7월 글로벌R&D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다음달에는 공공지원센터를 개소한다. 공공지원센터에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를 비롯해 각종 교육시설을 둘 예정이다. 지원본부 사무실도 옮긴다.

내년에 착공할 예정인 산학연R&D센터에는 산·학 복합형 R&D 거점역할을 할 수 있도록 IT 및 융합기술 관련 기업과 대학 및 국책연구소 등을 유치할 방침이다.

판교=


◇인터뷰/박정택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원장

“판교테크노밸리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첨단산업단지입니다. 이미 정보기술(IT)과 SW 등 첨단분야 650개 기업이 입주, 3만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5년이면 1000개 이상 중견 첨단기업이 들어와 5만명 이상이 첨단산업 분야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세계적인 첨단산업단지가 될 것입니다.”

박정택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은 “판교테크노밸리를 실리콘밸리에 뒤지지 않은 세계적인 R&D단지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판교테크노밸리는 2015년 조성이 완료되는데 10년 후인 2025년에는 이 곳에서 300조 이상 매출이 일어날 것”이라며 “10년 후에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중견기업들이 그만큼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주기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결성한 판교테크노밸리포럼을 중심으로 입주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박 원장은 입주기업 지원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가장 주력해야 할 역할로 꼽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입주기업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가장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또 입주기업 애로사항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에 착공하는 산학연R&D센터에 공동 첨단랩을 설치해 운영하고, 각종 교육시설을 마련키로 했다. 입주기업들의 핵심 애로사항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고가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고급인력 확보와 재교육이 어렵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개소하는 공공지원센터에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소개하는 전시장을 설치하고, 입주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상담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 사무실도 글로벌R&D센터에서 이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단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요소를 부여할 계획”이라며 “매달 개최하는 사랑방 콘서트를 지속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해 문화품격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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