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콘셉트카
올 상반기 유럽 시장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6.7%나 감소하며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탓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위축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세계 최초 공개 차량이 70여종에 달할 정도로 평년을 웃도는 규모를 자랑했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작으면서도 실용적인 신차 및 콘셉트카가 많았다. 침체된 유럽 시장을 되살리는 한편 신흥국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신차 대거 출시=현대·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주연이라 하기엔 `2%` 부족한 면이 있었다. 눈에 띄는 신차나 차세대 신기술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유럽 소형차 시장을 더욱 파고들기 위해 신형 `i10`을 공개했다.
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넓고 낮아진 디자인 덕분에 움직임이 좋아졌고 트렁크 공간도 넓어진 점이 호평을 받았다. 크루즈 컨트롤 등 유럽 소비자가 좋아하는 기능을 보강했다. 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올 11월부터 유럽 시장에 판매되는 신형 i10이 현대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공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차는 `쏘울 후속모델`과 `K5 개조차`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유럽에 최초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프리미엄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A-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소형차인 A-클래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벤츠의 가장 작은 SUV 차량이다. 크기에 따라 G-클래스, M-클래스, GLK-클래스로 이어지는 벤츠의 SUV 라인업에 가장 작은 세그먼트가 추가되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신형 `골프 R`를 공개했다. 이 차는 7세대 신형 골프의 고성능 플래그십 모델로 300마력의 TSI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신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춰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6세대 대비 30 마력이 더해진 힘에도 불구하고 연료 소비는 14.49㎞/ℓ로 전 세대(11.9km/l) 대비 최대 18%까지 개선됐다. 최고 속도는 250㎞/h이며 DSG변속기를 탑재한 경우 제로백은 4.9초에 불과하다.
BMW의 새로운 세그먼트인 4시리즈 쿠페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4시리즈 쿠페는 빼어난 미적 감각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BMW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을 운전자가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BMW 2도어 모델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AV)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는 BMW X5의 새로운 모델인 뉴 X5도 모습을 드러냈다.
◇콘셉트카도 시선=기아차는 `니로(Niro)`라고 불리는 콘셉트카 KED-10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가 디자인한 열번째 콘셉트카인 니로는 나비처럼 차 문이 위로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B세그먼트의 미래 콘셉트를 잡기 위해 제작된 이 차는 모터쇼 반응을 본 후 양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모터쇼 콘셉트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은 건 의외로 볼보다. 볼보 콘셉트 쿠페는 볼보 마크만 없으면 볼보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변화가 감행됐다. 이 회사의 1960년대 P1800이라는 쿠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이 차는 2015년 양산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차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도 적용돼 볼보차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콘셉트카 `FCV-R`를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차 대중화를 겨냥해 제작한 이 차는 중형 세단 크기로 어른 네 명이 타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최대 주행거리가 약 676㎞에 달한다. 2015년 양산형이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피니티는 콘셉트카 `Q30`을 공개하며 콤팩트카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해치백 모델로, 아우디 A3나 BMW 1시리즈, 벤츠 A클래스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크푸르트(독일)=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