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김종수 한진중공업 현장소장

“국가와 국가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공여 계약은 수출형 기업에게 큰 기회 요인입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국가 간 기간 산업이 많고 대형 프로젝트 위주라 정부와 금융·기업 간 컨소시엄 형태의 현지 진출 전략을 짜야 합니다.” 김종수 한진중공업 현장소장은 필리핀 라귄딩간 공항 건설 사업자로 선정되기까지 많은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Photo Image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을 포함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중견 기업이다. 하지만 공항건설 등 고도의 집약 기술과 시공 능력이 필요한 사업은 기업 토착화와 정부 측면 지원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필리핀 라귄딩간 공항 건설도 수출입은행의 EDCF 자금으로 구축되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중간에 필리핀 정부가 유럽계 항공사업자 로비로 사업권을 빼앗길 위기까지 내몰렸다”고 밝혔다.

이 때 필요한 두 가지 핵심 요인이 있는데 바로 정부 압박과 한진중공업의 발 빠른 현지 대응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EDCF제공과 함께 한국 기업 사업 참여를 필리핀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에 나선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에서 여러 공익사업과 함께 장비 지원 등으로 해외 기업이 아닌 토착형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어필했다.

김 소장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현지에 보유한 건설장비 등은 필리핀 현지건설기업이 보유한 수보다 많다”며 “현지 장비 조달능력을 내세워 라귄딩간 공항 건설에 투입된 장비를 필리핀 도로나 항만 공사에 무료로 대여해주거나 인력까지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공항 건설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프리미엄으로 돌아온다는 것. 이미 공항구축 사업에 쓰인 장비도 보유해 다른 공항 건설에도 별도 장비구입 없이 투입이 가능하다.

김 소장은 “오는 10월 필리핀 팔라완 소재 공항 건설 프로젝트에 한진중공업이 입찰경쟁에 뛰어든다”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관계가 없었다면 항공건설 분야에서 한국기업은 진출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 수출 기업의 성공전략은 바로 현지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해외금융 정책기관과의 지속적인 공조체제를 갖춰 각 나라별 습성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