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성공한 기업에는 `통찰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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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성공한 기업에는 `통찰력` 있다

성공한 기업의 비결은 뭘까.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실행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리더십을, 다른 사람은 조화로운 기업 문화를 꼽는다. 시기적절한 인수합병(M&A)도 성공을 이끄는 요소 중 하나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거나 혹은 위기를 겪다가 혁신에 성공한 기업에도 저마다의 성공 요인이 존재한다. 필립스는 심장을 도려내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넷플릭스는 발상의 전환으로 대형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로 성장했다. 나이키는 영역파괴로, 퀄컴은 초지일관 사업 기조로 혁신에 성공했다.

각각의 사업 분야와 성공 스토리는 다르지만 이 기업들에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다.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과 고객의 요구를 꿰뚫어보고 미래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은 기업 성공의 필수 요소다.

◇뛰어난 통찰력이 성공의 조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비즈니스를 확대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해당 분야의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미래에 얼마나 각광받을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잘 나가는 사업이라도 언제까지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할 수만도 없다. 기업 환경은 시간이 갈수록 급변한다. 고객 성향은 매일매일 달라지고 기술 트렌드도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굳이 노키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넷플릭스와 나이키는 경쟁사보다 뛰어난 통찰력을 갖췄기 때문에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넷플릭스가 경쟁사였던 초대형 DVD 업체 블록버스터를 파산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도 DVD 시장 현황과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이 번번이 대여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 적잖은 연체료 불만이 DVD 시장의 문제점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정액제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과감하게 주문형비디오(VOD) 사업을 시작한 것도 DVD 산업의 대세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흘러갈 것을 예측했기에 가능했다.

나이키는 자사의 디자인에 IT를 접목해 체질 개선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아이팟과 운동 데이터를 접목하는 발상은 IT 트렌드와 기록 측정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간파한 데서 나왔다. 나이키는 웨어러블 컴퓨팅의 시초격인 `나이키플러스`와 `퓨얼밴드`로 단순 스포츠 의류회사에서 애플을 능가하는 혁신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시장 흐름과 미래 고객 요구까지 파악해야

위기에 빠진 기업일수록 통찰력은 힘을 발한다.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려면 위기에 빠진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시장 현안과 고객의 미래 요구까지도 내다볼 수 있어야 상황 반전이 가능하다.

필립스는 기업 현안과 미래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사업개편으로 부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전자제품 시장 경쟁 과열로 2000년대 초반 3조원 넘는 적자를 냈던 필립스는 선택과 집중으로 지난해 29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 조짐을 파악하고 의료기기 분야에 집중했고 친환경조명과 소형가전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반도체와 LCD 사업은 과감히 집어던졌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했다면 어려운 일이다.

통신 반도체 시장 1위 퀄컴이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특허 소송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R&D)과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팹리스 기업의 경쟁력은 R&D에 있다는 퀄컴의 사업 기조는 해당 분야의 미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데서 비롯됐다.

세계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는 저서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에서 `혁신의 조건은 통찰력과 실행력에 있다`고 밝힌다. 기업 환경에 필요한 통찰력은 타고난 재능보다 분석력에 기초한다. 시장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고 고객 요구를 감지한 후 취합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을 추진할 때 성공은 찾아온다.

성공한 기업의 특징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