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자랑하지만 정작 연애에는 젬병인 지인이 있다. 그런 그가 `나쁜 여자`의 연애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재미있다며 JTBC의 `마녀사냥`을 추천했다. 얼마 전 1회를 보니 `19금 토크`가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든다. `혼전순결을 지키려는 남자의 사연`에서 여자 친구의 고민은 `어딜 만져야 넘어올까`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종편의 가장 부정적인 점을 묻는 질문에 10명 중 절반의 응답자가 `편파방송 등 불공정보도`, 2명은 `막말 등 저질방송`이라고 답했다. 종편이 쌓아온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종합편성채널의 선정적 내용과 욕설, 왜곡된 내용 등에 중징계를 의결했다. 방심위에서 종합편성채널 심의의결한 현황을 보면 종편 4사의 행정지도와 법정제재를 모두 합치면 지난해 80건, 올해 상반기 47건이다. 방심위에서 경고나 조치를 받으면 각각 `-2점`과 `-1점` 씩 감점된다. 그러나 그 뿐이다. 종편은 꿈쩍하지 않는다. 여전히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남발, 성적인 내용을 연상하는 프로그램들이 범람한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종편 `재승인 심사 기준안`에서 `중복감점` 항목을 제외했다. 연구반은 `공정성·공익성·공공성`을 강화하려면 핵심 심사항목과 9번 관련법령 준수 항목에서 중복감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방심위 제재는 공정성 대항목에서만 감점하겠다며 중복감점을 거부했다. 선정성 방송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강력한 제재를 포기한 셈이다.
방통위가 애당초 `솜방망이 심사안`을 먼저 제시한 것이 종편 봐주기를 염두에 둔 전략적 액션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방통위는 지난 4일 연구반 안보다 훨씬 후퇴된 안을 내놓았다가 그보다 조금 진전된 안을 5일 회의에 올려 의결시켰다. 그리고 마치 `대승적 양보`를 한 것처럼 행동했다.
이제 공은 심사위원 15인에게 넘어갔다. 심사위원들이 갖고 있는 공정성·공익성·공공성의 눈높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