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부족해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
197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끌었던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석유시대 종말이 다가왔음을 시사하며 던진말이다.
토마스 프리드먼의 저서 `코드 그린`을 읽던 이상돈 이오지오테크놀로지 대표는 이 문구가 있는 페이지에 작은 서표를 붙였다. 석유시대 종말이 에너지기술혁명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 펼쳐지는 부분이다.
이 대표는 “가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때면 이 구절을 읽는다”고 말했다.
“지열발전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미래를 걸었던 당시 초심도 생각나고 각오도 새롭게 다지게 하는 구절입니다. 재충전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가끔 다시 읽곤 합니다.”
코드 그린(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은 미국 언론인 토마스 프리드만의 대표 저서다. 이 대표는 “부제인 `뜨겁고[hot], 평평하고[flat], 붐비는[crowded] 세계`라는 단어에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지구온난화, 세계화, 인구 증가로 지구는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환경문제와 에너지 부족문제에 직면했고요. 하지만 화석연료 패권은 일부 국가와 메이저 기업이 쥐고 있어 에너지 불평등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드그린은 에너지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너지기술 혁신에 주목한다. 이 대표가 “이 책의 주제가 자신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화산지역에서만 가능한 기존 지열발전과 달리 세계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지열발전 기술을 개발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어느 누구나 에너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사명을 이노지오테크놀로지라고 지은 것도 혁신적인(innovation) 지열(Geothermal)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대표는 “에너지기술이 에너지 불평등을 타개한다는 저자의 확신과 명쾌한 설명"을 이 책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라며 ”녹색혁명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선에 일침을 가하는 부분은 정책 결정자가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거품이 다소 발생하더라도 새로운 에너지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를 지속해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저자의 충고는 사업을 추진할 때 큰 힘이 된다는 설명이다.
“기술이 뒷받침된 기업은 훗날 에너지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하고 보상도 받을 것입니다. 지금의 부침과 더딘 성장은 옥석을 가려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리드먼도 말합니다. `지루하지 않으면 그린혁명이 아니다`라고요”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