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인터뷰>최영락 크라카타우 포스코에너지 법인장

“해보니까 됩디다. 바다를 갈아엎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포스코에너지 부생가스 발전소 부지도 바다를 메워 전기를 생산해야하는 개발 난지역이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출한다는 것. 무더운 날씨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최영락 포스코에너지 법인장은 암흑의 땅에서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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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근로 여건에서도 전기를 생산한다는 `농부` 마음으로, 24시간 밤샘작업에 여념이 없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로 전기를 만들어 전량 제철소에 공급합니다. 나아가 부생가스 발전 사업으로 포스코에너지는 UN CDM(탄소배출권 감축사업)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포스코 제철소와 함께 사업 모든 단계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하는 투자 개발형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최영락 포스코에너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철강 산업이 `빛`이라면, `소금` 역할은 바로 에너지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버려지는 폐가스를 활용한 부생가스 발전소는 해외 선진국에서 먼저 발전했다. 국내는 포항에 10기, 광양에 9기가량 있지만 전력 생산량이 적고 활성화되진 않았다.

포스코 제철과 에너지를 한데 묶고, 여기에 포스코 건설과 포스코 ICT, 포스코 캠텍,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모든 공정에 IT에서 건설에 이르는 계열사를 참여시켜 한국형 비즈니스 진용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지화”이라며 “현지 인력을 약 70% 이상 채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은 계약 개념이 없어, 공사 품질과 시간을 초과한 업무를 요구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면서도 “인도네시아 정부조차 준공일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1만여 근로자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가정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기가 매우 열악하다. 때문에 전기가 끊어지면 공단 조업 자체가 안 되는 `블랙아웃` 공포가 만연해 있다. 최 법인장은 “포스코에너지 발전 사업은 환경오염 물질 저감은 물론이고 환경 보호 효과가 높아 창조경제 한 축인 녹색산업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종합 준공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소가 준공되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연간 55억㎡ 부생가스를 활용해 15억k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전량 제철소에 공급한다. 석탄 등 화석연료 대체 효과도 커 연간 10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도 예상된다. 최 법인장은 “1호기를 지난 8월 2일 개통하고 부하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9월 10일 제철소로부터 부생가스를 받아 약 30MW의 전기를 첫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2월 말 경에는 시운전을 완료하고 올 연말까지 1호기와 2호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전기발전소가 가동되면, 모든 공정을 갖춘 제철소뿐만 아니라 전기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복합 발전 시설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최 법인장은 왜 인도네시아를 에너지 사업 거점으로 택했냐는 질문에 “포스코에너지의 부생가스 발전 사업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에너지 사업에 한국기업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나침판”이라며 “우선 전력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에너지 관련 사업 진출 기회가 무궁무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핵심 산업은 포스코 제철 산업이지만, 자가 전기 생산 역할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벨트 녹색산업 진출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저의 행복은 휴양지를 걷는 것보다, 뜨거운 태양 볕 아래 한국 기술로 만든 에너지 발전소를 세우는 것입니다. 창조라는 것은 부단한 노력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는 창조경제의 말을 이렇게 정의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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