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팹 M11·M12 통합 운영
SK하이닉스가 청주 낸드 플래시 팹 M11·M12 2곳을 합쳐 통합 사업부로 운영한다. 낸드 플래시 팹을 통합 운영해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고, 미세공정뿐 아니라 차세대 메모리 등 연구개발(R&D)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내부 혁신에 집중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제치고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톱2 자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M11·M12 팹 생산·관리 조직을 통폐합하고 제조 전문가 이상선 상무를 청주 낸드 플래시 총괄 팹장으로 선임했다. 제조 라인 관리와 생산설비 전문가 김태훈 상무보도 낸드 플래시 총괄 조직에 배치됐다. 관리·생산 조직은 과감히 섞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제조·필드 테스트 성과도 공유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 최고 전문가인 이상선 상무가 M12 팹을 총괄하면서 낸드플래시 생산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11·M12라인은 같은 건물 내에서 다른 층을 쓰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M12팹을 D램과 낸드 플래시 하이브리드 제조 라인으로 운영했다. 메모리 치킨게임으로 3~4개 업체만 살아남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플래시 어느 곳에 역량을 집중해야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없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결국 M12를 낸드 플래시 전용 라인으로 전환했다. D램보다는 낸드 플래시 시장 성장성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스마트 기기와 울트라북 시장이 커지면서 낸드 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차원 낸드 플래시 등 기술 트렌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청주 낸드 플래시 팹 조직 통합에는 오세용 제조부문장(사장)이 큰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은 `삼성 펠로` 출신 반도체 패키지 분야 권위자로 지난 2009년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KMEPS) 회장을 지냈다.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천 D램 팹에 쓰던 금속(메탈) 건식식각 장비를 폴리 식각기(실리콘에 구멍을 뚫는 장비)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조한 폴리 식각기는 청주 팹으로 옮겨져 3차원 적층 구조 낸드 플래시 양산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이천 분석센터를 설립하는 등 산재된 R&D·제조 역량을 한곳에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메모리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도 확보한 만큼 내년부터 공격적인 행보로 경쟁사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형수·오은지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