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노키아 휴대폰 사업 인수
`휴대폰 시장 1등의 저주가 이어지나?`
노키아 매각은 영원한 1등이 없다는 진리를 새삼 일깨워준다. 노키아뿐 아니라 휴대폰 업계에는 지존의 자리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휴대폰 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1등의 저주 사례를 살펴보자.
`오바마의 휴대폰`으로 이름을 날리며 5년 전 세계 기업용 스마트폰 1위였던 블랙베리는 자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현재 블랙베리 시장 점유율은 3% 아래로 떨어졌다. 블랙베리는 8월 13일 성명을 내고 회사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대안`을 찾는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나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협상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장 블랙베리가 통째로 매각될 가능성을 낮게 보며 합작투자나 부분매각, 상장폐지 등의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회사를 통째로 매각하긴 쉽지 않다. 인수에 관심을 보일만한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전자, 레노보 등인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를 택했다.
가장 유력한 대안은 자금력을 갖춘 기업과 합작으로 IBM, 아마존 등이 물망에 올랐다. 부분 매각도 예상된다. 그나마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특허인데 이미 대부분 기업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고 있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블랙베리 특허는 최소 20억달러에서 최대 50억달러 가치로 평가된다.
일본 1등이던 NEC도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 지난 7월 NEC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 레노버와 스마트폰 사업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수포로 돌아가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NEC는 한 때 일본 휴대폰 시장 1위 업체였다. 10개가 넘는 업체의 난립 상황에서도 27%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애플이 아이폰으로 일본 시장을 장악하고 삼성전자까지 갤럭시 시리즈로 파고들면서 NEC는 날개 없이 추락했다. 지난 5월 보조금을 몰아주는 NTT도코모의 투톱 정책 대상에서 빠지면서 최후의 버틸 힘을 잃었다. 현재 NEC 시장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NEC 몰락은 일본 스마트폰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다. 2008년 11곳에 달했던 일본 스마트폰 업체는 NEC에 이어 파나소닉까지 포기하면서 4개로 줄었다. 스마트폰 업체 사이에서는 “2군끼리 힘을 합쳐봤자 메리트가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