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노키아, 왜 헐값에 팔렸나…핵심은 남아 있다

MS, 노키아 휴대폰 사업 인수

노키아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기업이었다. 왜 헐값에 팔렸을까.

노키아 단말기 사업 매각 금액이 시가총액 145억달러(약 15조8900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71억7000만달러(약 7조8700억원)에 이뤄진 주요 배경은 두 가지다. 노키아의 미래가 될 만한 몇 가지 사업을 남겨 놓았다는 점, 또 양사가 맺은 특허 계약 조건이 단순 `양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휴대폰 시장에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노키아` 상표는 여전히 핀란드에 남는다. 스마트폰 브랜드인 `루미아`와 `아샤`만 마이크로소프트로 간다. 노키아 상표는 피처폰에 쓰인다. 향후 나올 스마트폰은 마이크로소프트 브랜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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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는 2000년 후반 100조원을 호가하던 노키아의 시가총액에 비할 때 턱없이 초라한 금액이다. 매출액이 500억유로(약 74조8000억원)를 넘어서 고점을 찍은 2007년, 그해 5월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1073억5000만달러(약 117조7000억원)에 달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사들일 때 들인 금액에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금액 124억달러(약 13조6000억원) 중 특허 가치만 55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노키아는 이번 매각에서 MS에 디바이스·서비스 사업부를 넘기는 대신 솔루션과 네트워크 사업, 지도 솔루션 `히어(Here)`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을 남겨 놓는다. MS는 이번 계약에서 4년 간의 히어 라이선스를 얻었다.

노키아는 지도 플랫폼 히어 개발을 지속해 나간다. 독자적인 위치 정보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모바일 기업과 운용체계(OS)에서 사용될 수 있는 모바일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지속하겠단 것이다. MS는 하드웨어 사업을 얻고, 노키아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LTE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도 이어간다.

두 번째 낮은 가격 매각 배경인 특허 계약 조건도 주목된다. 노키아는 MS에 특허 포트폴리오도 양도하지 않고 유지한다. 단 인수 계약 이후 10년 간 MS에 특허 라이선스를 준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모바일 사업부를 사들이는 데 50억달러를, 라이선스를 10년간 사용을 하는 데 21억7000만달러를 쓴다.

노키아는 이 비독점적(Non-Exclusive) 특허를 다른 기업에 다시 판매하거나 자체적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노키아가 각종 모바일 기기와 결합할 수 있는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리스토 실라즈마 노키아 회장은 “노키아가 새로 태어나는 중요한 순간이며 건전한 재정성을 토대로 다음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수가는 단말기 노하우를 원한 MS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된 노키아의 새 비전으로 조정됐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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