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자 온풍기로 내부 온도를 높이는 농가가 늘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보다 투자비용이 적은데다 사용자가 임의로 온도를 조절해 식물을 빠르게 생장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존 온풍기는 공기 가열 기술에 한계가 있어 농작물 재배에 반드시 필요한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광주 소재 한 물류업체에서 전자제품 전문업체 다스텍(대표 김백철)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친환경 온풍기 `따숨온풍기` 시연회가 진행됐다.
회사는 지난 3개월 간 직접 물류업체가 보유한 23여㎡(70평) 규모 냉동 창고를 빌려 농작물을 키우고 있다. 두꺼운 단열벽으로 구성된 장소에서 외부 열에너지를 원천 차단하면서 온풍기 기능을 검증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육중한 냉동 창고 문을 열고 입구에 들어서자 후끈한 공기가 몰려왔다. 부추, 상추 등 다양한 농작물이 창고 내부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씨앗에서 막 발아한 싹을 가져와 직접 재배했다는 설명이다.
다스텍 관계자는 “실험을 개시한 3개월 전 5㎝에 불과했던 싹 길이가 20㎝ 이상 자라나 바로 수확할 수 있을 정도”라며 “신기술을 탑재한 온풍기로 온도와 습도를 동시에 적절히 유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온풍기는 전기 에너지로 외부 공기를 가열해 더운 바람을 내보냈다. 하지만 열기 때문에 공기 중 수분이 증발하면서 습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다스텍은 과열 수증기와 외부 공기를 섞어 고열을 얻는 차세대 온풍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과열 수증기는 물을 증발시켜 얻은 수증기에 한 번 더 열을 가한 고열량 기체다. 수분과 열기를 함께 내보내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온도·습도를 설정할 수 있다.
열전도 효율이 좋은 과열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온풍기보다 적은 전력으로 빠르게 원하는 온도에 도달할 수 있다. 따숨온풍기로 냉동 창고 내부 온도를 0도에서 25도까지 올리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32%였던 습도는 57%까지 올랐다. 기존 제품은 4시간이 지나도록 설정 온도인 25도에 미치지 못했다. 습도는 19%로 급감했다.
따숨온풍기를 유통하는 중앙티앤씨 관계자는 “외부공기 가열 방식 온풍기는 하루 12시간 동안 실내 온도 20도를 유지하는 데 평균 2만원가량 전기 비용이 필요하며 습도를 유지하려면 별도 설비도 요구된다”며 “과열 수증기 방식은 소비 전력량이 적어 기존 제품보다 유지비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스텍은 올 하반기 스마트폰으로 온풍기를 제어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야외 활동이 많은 농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해 야간 감전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11월 출시를 목표로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차세대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온풍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