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미래창조과학부에 케이블 사업자에 8레벨 잔류 측파대(8VSB)를 허용하면 디지털 전환이 지연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초고선명(UHD) TV 활성화를 위해 700㎒ 대역과 표준화 문제도 신속히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지상파 CEO들은 30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이슈가 되는 방송현안에 이같이 의견을 표했다. 최 장관은 “UHD 콘텐츠 제작에 지상파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십분 공감하지만 매체별로 UHD방송 여건이 다르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료방송이 먼저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미디어 업계, 콘텐츠 제작사, 제조사 등이 참여하는 `UHD 방송발전 연구반`을 구성·운영해 국내 UHD 정책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파수도 방통위와 `700㎒ 활용방안 연구반`에서 연구보고서를 만들고 활용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8VSB 기술방식 허용을 두고 지상파 방송사는 우려를 표명했다. 8VSB를 케이블 사업자에 허용했을 때 저가 콘텐츠 유통시장이 고착화되고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의 디지털 전환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지난 5월 연구계, 학계, 정부 등의 전문가로 구성한 `유선방송 변조기술 연구반`에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연구반 검토 결과를 토대로 국민 편익, 규제의 필요성, 매체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래부와 지상파 방송사는 난시청 해소에도 뜻을 모았다. 지상파 방송사는 2017년까지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자해 공영방송인 KBS 1TV를 기준으로 선진국 수준의 방송 커버리지(98%)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난시청지역에 2017년까지 소출력중계기를 300개 이상 설치하고 방송보조국(TVR)을 확대 구축한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우원길 한국방송협회장(SBS 사장)과 길환영 KBS 사장, 김종국 MBC 사장, 신용섭 EBS 사장, 윤승진 OBS 사장과 지역민영방송사 대표로 이만수 KNN 사장이 참석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