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토종 애니메이션 `넛잡` `히어로즈`…기획부터 `세계적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세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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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디즈니, 픽사의 작화국에 머물렀던 우리나라가 기획부터 모든 제작을 맡은 애니메이션을 앞세워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섰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 등 국내 성공모델은 나왔지만 시작부터 전세계 스크린을 타깃으로 삼은 도전이다.

K팝, K드라마, K무비에 이은 `K애니(애니메이션)` 열풍의 신기원을 열지 주목된다.

◇2014년은 한국 3D 애니메이션 전세계 개봉 원년

3D 애니메이션 `넛잡`, `히어로즈`가 내년 세계인의 눈과 가슴을 향한다.

레드로버(대표 하회진)가 순수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제작한 3D애니메이션 넛잡은 내년 1월 북미 지역 개봉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에 개봉되는 것은 넛잡이 처음이다.

전세계 영화 1번지 북미시장 배급은 할리우드 10대 메이저 배급사인 오픈로드가 맡았다. 넛잡은 내년 1월 17일 북미 전역에서 3000개 스크린에 걸린다. 이 역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역사상 전무후무한 출발 기록이다.

디지아트프로덕션(대표 박영신)이 만든 `히어로즈`는 내년 4월 전세계 동시 개봉을 목표로 잡았다.

양사는 시작부터 한국이 아닌 세계를 겨냥했다. 할리우드 배우를 캐스팅해 목소리 녹음을 했으며 국적에 상관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장르를 선택했다. 또 세계적으로 우리가 앞서 있는 3D를 택했다.

우선 `넛잡` `히어로즈` 모두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목소리 캐스팅했다. 넛잡 주요 캐릭터 목소리도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맡았다. 테이큰의 주연 배우 리암 니슨, 캐서린 헤이글 등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메인 작가 론 캐머런이 작가로 참여했다.

히어로즈는 영화 `존카터` `배틀쉽`의 주인공을 맡았던 테일러 키치가 주인공 목소리로 연기한다. 제임스 우즈, 쟈넷 매커디 등이 영어 선녹음을 마쳤다.

국가와 성별에 상관없이 흥행할 수 있도록 코미디 장르를 선택했다. 히어로즈는 수리공 샘이 여자친구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준비하면서 악당과 반지가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도시를 위기에서 구하는 공상과학(SF) 액션 코미디다. 넛잡도 다람쥐 셜리와 생쥐 버디가 모험을 벌이는 내용의 코미디다.

3D 영화를 선택한 것도 세계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3D 극장용 장편의 관객 수와 매출 수익에서 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콘진원은 해외에서도 3D입체 디지털영화에 대한 수요가 커 넛잡과 히어로즈 뿐 아니라 현재 기획 제작되고 있는 많은 극장 애니메이션은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서서히 성장해

전세계 극장 애니메이션의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 43억5100만달러로, 전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9%였다. 하지만 국내 창작 극장 애니메이션의 상황은 어두웠다. 2010년 우리나라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매출액 규모는 1450억원으로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2011년 6월에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과 2011년 7월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우리나라 창작 극장 애니메이션의 `암흑기`를 벗어나게 하는 출발점이 됐다.

소중한 날의 꿈은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높은 퀄리티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11년 9월에 관람객 수 200만명을 넘겼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 미래는?

한국 애니메이션 창작·제작은 TV 애니메이션 위주로 진행됐지만 2010년부터는 TV 애니메이션과 극장 애니메이션, 어플리케이션 애니메이션 제작 등으로 제작 분야가 다양해졌다.

국산 TV애니메이션은 내수시장이 작기 때문에 해외 공동제작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과 캐릭터 산업 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TV 방영만으로는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는 “지금은 방송사에서 일률적으로 판권료를 1000만원으로 정해놓았는데 한편당 평균 1억원이 들어가 TV 방영만으로는 수익을 얻기 힘든 실정”이라며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분야와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라바, 안녕 자두야, 로보카폴리 등 많은 TV용 애니메이션들이 캐릭터 산업도 병행한다. 게임, 출판, 완구, 제과점 등 애니메이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기업들이 애니메이션 창작제작 업체들과의 공동 캐릭터사업을 선호한다.

라바는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 상품, 모바일 게임까지 분야를 확장했다. 관련 캐릭터 제품은 700여종에 달한다. 안녕 자두야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TV애니메이션부터 TV광고, 뮤지컬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자두 캐릭터 상품 종류는 250여가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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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활성화된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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