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 대역 기지국 장비 긴급 발주
KT가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되는 9월부터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900㎒ 대역 기지국 장비를 긴급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7월 말 삼성전자, 에릭슨-LG, NSN 등 기지국 공급사에 총 1만5000개 규모 900㎒ 기지국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긴급발주로 이미 구축한 인프라를 포함해 전국 84개시 80% 정도를 커버하는 물량이다. LG유플러스의 LTE-A 커버리지(기지국 1만1000개)를 상회한다.
KT는 서비스 개시에 필요한 물량은 9월 초, 늦어도 10월 말까지 전량 공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 서비스 개시를 선언하고 10월에는 LTE-A 전국 서비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KT는 LTE-A 서비스 개시에 앞서 10월까지 데이터를 두 배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지국 장비 공급사 한 관계자는 “긴급발주에 맞춰 물량 확보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T도 900㎒가 잡음이 심해 주파수 집성기술(CA)을 이용한 LTE-A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논리가 주파수 경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매 직후부터는 LTE-A 서비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KT는 상반기부터 잡음이 많은 900㎒로는 LTE-A가 어렵다는 `900㎒ 불가론`을 꾸준히 펼쳐왔다. 전자태그(RFID)·무선전화기 간섭이 심한 불량 주파수라는 이유로 정부의 1.8㎓ 인접대역 경매 할당을 압박했다. 미래부는 이 때문에 KT의 900㎒ 주파수를 소폭 이동하는 방안을 LG유플러스와 논의 중이다.
KT가 그간의 주장을 깨고 900㎒ 대역 긴급발주를 실시한 것은 더 이상 LTE-A 서비스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LTE-A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다. 실제로 서비스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내부 판단도 한몫했다.
새 주파수 경매에서 광대역이 가능한 1.8㎓를 확보하면 서비스 시기에 제한이 없는 서울과 수도권은 1.8㎓ 광대역 서비스에 나서고, 나머지 지역은 900㎒를 보조대역으로 주파수 집성기술을 적용해 전국 수준의 LTE-A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부는 이번 경매에서 KT가 1.8㎓ 인접대역을 확보하면 할당 후부터 수도권, 2014년 3월부터 광역시, 2014년 7월부터 전국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KT는 주파수 집성기술을 서둘러 도입하면서 900㎒ 대역의 잡음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900㎒ 불가론을 강하게 제기했지만 구형 RFID 제거는 어느 정도 이뤄졌고 무선전화기 간섭 문제는 서비스를 실시하며 해결할 것”이라며 “무선전화기 규모가 파악이 되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렇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는 기류가 KT 내부에 흐른다”고 전했다.
KT는 이번 발주가 하반기 서비스 진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경쟁상황을 고려해 내린 장비 발주 결정이며, 수도권 지역과 지방에서 구현할 LTE-A 전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