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대·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주간 1조와 2조가 2시간씩 조업을 중단하는 `부분파업`에 들어갔으며 기아자동차 노조도 21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단 저강도 부분파업으로 시작한 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의 진척 정도에 따라 차츰 전면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나가는 단계적 투쟁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사측은 4시간 부분 파업에 잔업(1시간)까지 거부할 경우, 생산 차질이 하루 2106대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액으로는 435억원 가량의 매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기아차에서도 21일부터 현대차 노조 수준의 파업이 이뤄지면 생산차질이 1500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다만 22일 사측과 임단협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회사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22일은 조업도 정상적으로 한다. 교섭 뒤 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일정을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권오일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회사 측이 노조 요구안에 대해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투쟁 수순을 밟게 됐다”며 “회사는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측은 교섭 재개 요청에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교섭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교섭이 열린다 해도 당장 타결점을 찾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기아차 노조도 쟁대위 회의에서 21일 주·야 2시간씩 부분파업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3∼5월에도 주말특근 방식과 수당 등에 대한 이견으로 특근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말특근 차질에 따른 손실만 1조7000억원이었는데 파업으로 손실 규모가 더 불어나게 됐다”며 “생산 차질이 생기면 결국 회사로선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늘려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