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현대카드-페이게이트 논쟁, 사회에 던진 화두는?

현대카드, 페이게이트 논쟁 무엇을 남겼나

지난 7월 초 트위터에서 시작된 작은 논쟁이 한 여름 금융 및 전자상거래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트위트발 결제방식 논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 카드사들이 줄줄이 알라딘과의 거래중단을 선언하고, 급기야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중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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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과 편의성`.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치가 충돌한 대표적 사례로 기억될 현대카드-페이게이트 논쟁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을 계기로 보안과 편의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카드결제 `황금비율`을 찾는 사회적 노력들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형 모델이다.

이 같은 숙제는 값싸고 질 좋은 고기가 있을 수 없듯이, 안전하고 편리한 보안 수단을 찾기 힘들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알라딘, 선택의 여지가 없다!

페이게이트 간편결제를 채택해 왔던 알라딘이 13일 오후 6시 전격 간편결제 방식을 중단했다. 당분간 거래시마다 본인을 확인하는 금액인증(AA방식)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주요 카드사들이 간편결제의 보안 문제를 제기하면서 카드 결제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거래중단에 알라딘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알라딘은 그 동안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와 거래를 했지만, 이번 논쟁으로 삼성카드·KB카드·비씨카드·신한카드가 중단을 선언했다.

김성동 알라딘 팀장은 “현재 외환카드와 롯데카드 2곳만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간편결제는 중단했지만, 앞으로 AA 방식으로는 기존 카드사가 거래를 재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치, 보안 VS 편의성

현대카드와 페이게이트가 벌이고 있는 논쟁은 5∼6월 공인인증서 폐지 논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본인확인 및 부인방지 그리고 엑티브X 문제가 맞물려 있다.

현대카드를 필두로 한 대부분의 카드사는 간편결제 방식이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데다 보안성이 취약하다고 거래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현대카드는 이번 논쟁의 핵심은 이용자들이 안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결제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고객정보 보호라는 측면은 무시한 채 편의성만 추구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금액인증 방식을 응용한 간편결제 방식을 개발한 페이게이트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아마존과 이베이 등 글로벌 기업이 하는 방식과 유사한 결제방식이 국내에서 사실상 불허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변한다.

알라딘 측은 “(사고를)염려할 수는 있지만, 사고가 날 확률은 지극히 적다”고 말한다. 아마존은 사전에 카드정보를 등록한 확인된 이용자에 한해 이용자가 원할 경우 원클릭(OneClick) 결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말 그대로 클릭 한 번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물론 파워게임에서 `을`에 가까운 알라딘 역시 13일 이후 간편결제를 빼면서 뒤로 한발 물러섰다. 페이게이트 역시 간편결제에 대해 인증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장벽이 많으면 고객은 포기한다

카드 결제를 사용하는 온라인 기반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최대 과제는 결제이탈률 또는 포기율을 줄이는 것이다. 보안수준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불편을 느낀 소비자들이 다른 채널을 찾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기업들의 결제이탈률은 PC에서 20% 이상, 모바일에서 50%를 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엑티브엑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편의성 측면에서도)나름대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왔는데, 논쟁이 전개될수록 카드사들이 발을 빼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사와 PG사는 물론이고 금융감독 당국에도 숙고해야 할 화두를 던졌다”고 이번 논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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