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에 볼만한 영화

설국열차에 몸을 싣고 빙하기가 덮친 지구를 빠져 나왔더니 무시무시한 독감 바이러스가 다가온다.

광복절을 끼고 징검다리 휴일을 맞은 영화 팬들은 `감기`의 서늘한 공포를 느끼며 더위를 잊을 수 있을 듯하다. 14일 개봉하는 김성수 감독의 `감기`는 정체불명의 독감 바이러스가 퍼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재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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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시내에 치사율 100%의 신종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하고, 대한민국은 국가 재난 사태를 맞는다.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을 막기 위해 급기야 도시는 폐쇄되고, 갇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광풍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수애가 감염 환자를 치료할 항체를 찾으면서 어린 딸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혼모 의사로, 장혁이 시민을 구하는 구조대원으로 열연한다. 늘 곁에 있지만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질병 `감기`가 끔찍한 공포로 변하는 과정을 담은 묘사가 생생하다. `영어완전정복` 김성수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이다.

`숨바꼭질` 역시 무더운 여름을 잊을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수도권 일대 아파트 초인종 옆에 낙서처럼 수상한 표시가 발견된 사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것이 주민을 상대로 범죄를 꾸미는 범죄자들이 남긴 암호라는 도시 괴담이 돌았다.

숨바꼭질은 수상한 초인종 표식에 2008년 일본 도쿄에서 남의 집에 몰래 숨어 살던 노숙자가 체포된 사건을 합쳐 새로운 스릴러를 만들어낸다. 실종된 형의 낡은 아파트를 찾아간 성수(손현주)는 그 아파트 집집마다 초인종에 수상한 표식이 있고, 그것이 각 집에 사는 사람의 성별과 수를 뜻함을 발견한다. 그 표식은 자신의 집 초인종에서도 발견된다.

도시의 일상에 숨어 있는 공포를 예리하게 건져내는 접근 방식이 눈길을 끈다. `연기의 신` 손현주의 탄탄한 연기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생생하게 전한다.

자녀와 함께라면 3D 애니메이션 `슈퍼윙스 3D`가 기다린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특이한 비행기 나이스가 에어쇼 슈퍼윙스 챔피언이 되기 위해 은퇴한 전설의 전투기를 만나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다양한 비행기 캐릭터들의 모습과 3D로 구현된 비행 액션 장면이 볼거리다. 끊임없이 훈련하며 난관을 이겨가는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를 아이와 함께 나눠보자.

지구 종말 21일 전, 바람 난 아내가 떠나버려 혼자가 된 남자의 이야기 `세상의 끝까지 21일`도 기대를 모은다. 사랑을 찾아 떠나는 중년 남자의 모습을 지구 종말 로맨틱 코미디 로드 무비라는 독특한 소재에 담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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