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중 모바일 메신저 게임 `누가 마지막 웃을까`

한·중 모바일 게임 플랫폼, 최후 승자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 게임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카카오톡에서 성공 가능성이 입증된 메신저 기반 게임 플랫폼 시장에 중국 텐센트와 미국 페이스북 등 글로벌 거대 인터넷 기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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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모바일 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과 게임 시장을 잡기 위한 한판 대격돌이 불가피해졌다. 카카오톡이 한국에서, 라인이 일본에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도 최근 중국에서 게임 플랫폼 서비스 `게임센터`를 오픈했다.

스마트폰 시대를 주름잡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소셜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한 모바일 메신저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사용자 반응을 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게임`이기 때문이다.

◇`대륙의 메신저 플랫폼` 위챗 주목

4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 게임 플랫폼을 열면서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를 뒷배경으로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는 위챗이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이미 PC 메신저 `큐큐`를 세계적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키우고 게임 등 각종 부가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가진 회사다. 80조원에 달하는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이들이 스케일의 차이를 극단적으로 말해준다.

위챗 게임센터에 처음 선보인 2종의 자체 제작 모바일 게임 `텐텐아이샤오추`(매일매일 팡팡)와 `징디안 페이지 다잔`(경전비기대전)은 출시 직후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애니팡과 유사한 매일매일팡팡은 출시 하루만에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매출 10위에 오르는 괴력을 보였다. 게임센터가 중국에서만 열렸음을 감안하면 더 큰 성과다.

위챗 역시 중국을 넘어 라인과 카카오톡이 주 공략 대상으로 삼는 동남아시장에 힘을 쏟고 있어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위챗은 최근 동남아에 축구 스타 메시를 내세운 TV 광고를 하기도 했다. 포니 마 텐센트 부사장은 “위챗 게임 플랫폼은 텐센트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감을 의미한다”고 호언장담했다.

◇카카오톡·라인 “더 멀리 달아난다”

게임 플랫폼으로서 메신저의 가능성을 실증한 것은 카카오톡과 라인 등 한국계 메신저가 먼저다. 카카오톡은 작년 7월 `카카오 게임하기`를 오픈, 1년 만에 4662억원 규모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만들어냈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최근 개방형 플랫폼으로 변신해가고 있다. 입점 게임이 200개를 넘기면서 더 이상 트래픽을 모아주기 힘들어졌다. 다양성을 확보해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한다. 최근 입점 규정을 변경, 해외에서 일정 수준 이상 성과를 거둔 게임은 심사 없이 들어오게 했다. 해외 유명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해외 사용자에 카카오톡 플랫폼 인지도를 높이려는 포석이다.

라인은 카카오톡과 달리 소수 정예 게임을 전폭 지원하는 전략이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채널링`이라면 라인은 `퍼블리싱`에 가깝다. 올초 문을 연 `라인 게임`은 현재 35개 게임이 서비스중이다. 출시 6개월만에 `라인팝` 3500만, `윈드러너`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근엔 한국 소규모 개발사 트리노드의 `라인 포코팡`이 출시 72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10개국 무료 1위를 기록했고, 일본 1위 모바일 게임 `퍼즐앤드래곤`을 앞서기도 했다.

현재 라인 수익의 절반이 게임에서 나온다. 라인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으로서 참신한 게임 제공을 위해 자체 개발 및 다양한 국내외 개발사의 콘텐츠 확충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임 플랫폼 전쟁 왕좌는 누구 차지?

가장 먼저 메신저 기반 게임 플랫폼을 상용화한 한국 카카오톡과 구매력 높은 일본 시장을 장악한 라인을 중국의 맹주 위챗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거대 시장을 끼고 있는 위챗이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루트닌자` `템플런2` `데빌메이커` 등 주요 게임도 입점을 추진 중이다. 게임센터와 함께 결제와 스티커 기능을 추가하며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변신할 준비를 착착 진행 중이다. 이미 7000만 해외 가입자를 가진 위챗이 게임센터를 해외 개방하면 영향력은 더 커진다.

시험적으로 2개 게임만 공개한 상태라 아직 실제 파괴력을 따지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수익 분배도 텐센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알려져 외부 개발사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사설 안드로이드 마켓이 활성화된 중국 시장 상황도 변수다.

카카오톡은 해외 게임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시급하다. 라인은 일본에 집중된 수익을 유럽과 남미, 장기적으로 미국까지 확대하는 것이 과제다. 현재 라인 수익의 80%는 일본에서 나온다. 라인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보다 사용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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