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 성적에 관계 없이 장학금과 자기계발비를 지원해주고 취업까지 보장해준다고 해도 신청자가 없다.
12일 중소기업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테크플러스 장학금` 지원자를 모집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선발 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총 예상 선발인원은 300명이지만 지원자가 없어 지난 5월 5차 선발까지 132명만 선발됐다.
테크플러스 장학금은 중소기업과 청년구직자를 이어주고 대학 내 우수인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고 중소업체 119개가 참여한다.
산업기술진흥원은 이를 위해 40억원의 재원을 확보, 300여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1년간 지원하고 실무능력 향상비용으로 2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장학금의 25%는 참여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대신 수혜자는 졸업 후 1년간 해당 기업에서 근무하는 조건이다. 대상자로 선발만 되면 등록금은 물론이고 용돈, 취업까지 해결되는 것이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장학금을 제공한 중소기업에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 탓에 장학금 신청자는 적다. 1차 선발 때 100여명만 신청했을 뿐이다. 심지어 4차 선발 때는 2명만 지원하기도 했다. 신청자가 없다 보니 평균 학점이 1.08인 학생이 선발되기도 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중소업체 대표는 “자격요건도 졸업 가능자로 학점이 낮아도 되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오로지 대기업”이라며 “신청한 학생 수보다 심사위원이 더 많을 정도로 지원자가 적어 신청만 하면 합격이라 심사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