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전력난이 최대 고비로 치닫고 있다. 전력당국의 비상조치에 준하는 절전조치가 없다면 사실상 순환정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 14일까지 사흘간 공공기관의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을 전면 금지했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5분 전력부하는 7317만㎾, 운영예비력은 426만㎾를 기록했다. 여유 있는 예비력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력수요가 공급능력을 앞질렀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유례없이 모든 가용시스템을 동원하고 약정을 맺은 산업체의 전기사용을 줄여 총 639만㎾를 확보했다. 원자력발전소 6기에 맞먹는 용량이다. 결국 정부의 대대적 전기사용 억제책이 없었다면 실제 운영예비력은 마이너스 210만㎾를 기록할 상황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모든 비상조치를 동원해 수요를 억제하는 상황”이라며 “오후 2시부터는 공공기관 비상발전기까지 모두 가동해 10만㎾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 당국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낮 2시에서 3시 사이에 예비력이 241만㎾까지 떨어지면서 3단계인 `주의` 경보가 발령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에는 최대 전력수요가 8050만㎾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발전소 불시고장 등 위기상황이 오면 순환단전도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계 전력수요는 냉방수요가 좌우하는 만큼 당분간 이어질 폭염으로 전력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계 휴가기간이 이번 주까지 이어지는 만큼 내주 초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부는 전력난을 막기 위해 에어컨 사용 등 공공기관의 전기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방침이다.z
박성택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14일까지 공공기간 근무시간대에는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을 전면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낮 시간대 실내조명 소등과 냉방중단 협조요청을 했다. 안전행정부는 12일부터 14일까지가 전력수급에 심각한 위기라며 예비전력을 260만㎾가량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모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낮 시간에 실내조명을 끄고 주야 시간대 모두 냉방을 중단할 것과 승강기 사용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