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앱 랭킹]<41>구글 마켓 1위 회색도시, 매출은 기대이하…왜?

네시삼십삼분의 `회색도시 for Kakao(이하 회색도시)`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구글 플레이 1위에 오른 뒤 일주일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주 소개했듯, 회색도시는 국내 유통된 게임, 애니메이션에서 몇 번은 들어봤을 법한 국내 정상급 성우 14명의 음성 지원, 모바일게임의 수준을 넘는 미려한 그래픽, 그리고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엔딩으로 출시 초기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추리 미스터리라는, 카카오게임 플랫폼에 처음 등장한 게임 장르는 유저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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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마켓 순위와 좋은 평가에도 불구 매출은 높지 않다.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 모두 매출순위 20위권 내외에 머물렀을 뿐이다. 출시 2~3일만에 마켓 매출 정상에 오른 윈드러너나 쿠키런, 마구마구2013 등과는 다른 양상이다.

회색도시는 일반적인 카카오 게임과는 플랫폼 적용 방식에 차이가 있다. 게임 시스템 자체가 정해진 스토리를 모두 진행하면 게임은 엔딩에 도달하는, 콘솔이나 PC 기종의 패키지게임과 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 새롭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어떤 의미에서는 유저들에게 상당히 낯선 것이 사실이다.

우선 지인들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다. 혼자, 혹은 다른 플레이어와 반복적인 게임 속에서 성장하며 점수를 겨루는 여타 카카오 입점작과 달리, 회색도시는 점수 등 경쟁의 지표가 없다. 프로필 사진 등이나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할 수 있으나 큰 의미는 없다. 결국 순위 대결의 우위를 위한 캐시 구입이 발생하지 않는다. 급격한 앱 내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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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주어지는 필름 5개로는 두 개의 미션을 수행하기도 벅차다.

유료결제 없이는 진행 자체가 어렵다는 점도 유저들의 불만이다. 회색도시는 `필름`으로 게임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필름은 스토리 진행상의 `미션` 수행시 소모되며 24시간마다 5개가 채워진다. 문제는 5개의 필름으로 가능한 게임 플레이 타임이 매우 짧은데 있다. 기자가 지난 며칠간 회색도시를 즐겨본 결과, 과금 없이 가능한 하루 플레이 타임은 길어야 15분을 넘지 않았다.

이는 게임에 대한 몰입 방해로 이어진다. 1~2개의 미션을 간신히 수행하고 다시 꼬박 하루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극의 흐름이 끊어지게 된다. 회색도시와 같은 탄탄한 스토리를 강점으로 한 게임에는 치명적이다.

IAP(In App Purchase, 앱 내 결제)가 강요되는 무료 게임이 늘어나는 추세라고는 하나, 이처럼 게임 진행 자체가 제한되는 카카오 게임은 없었다. 그 때문일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차라리 유료게임으로 출시되는 것이 더 어울렸으리란 의견이 자주 눈에 띈다.

권장 단말기 사양이 높은 것도 폭 넓은 유저층에 방해요소다. 커뮤니티나 앱 리뷰에는 게임의 끊김이나 느린 로딩으로 원활한 진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와있다. 최신 기종은 아니지만 아이폰4나 갤럭시노트 정도의 스마트폰에서도 버벅임 현상이 발생한다. 2D 이미지와 텍스트가 대부분임을 고려하면 게임 최적화의 문제가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구형폰 유저들은 게임 진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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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자 구글 플레이 매출 차트. 넷마블의 이름이 다수 보인다.

과금 체제와 최적화 문제를 차치하면, 회색도시는 상당히 잘 만든 게임임에 분명하다. 게임성과 탄탄한 스토리, 콘솔 수준의 그래픽은 충분히 칭찬 받을 만 하다. 애초에 유료 게임이라 생각해 3만원 정도를 결제해 플레이하면 후회하지 않을 퀄리티가 보장된다(3만원 캐시 결제시 모든 목소리 구입 및 끊김 없는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유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만큼 현재의 마켓 순위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출 역시 기존 국민 모바일 게임이 누렸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구글 플레이 앱 마켓 매출에선 넷마블의 선전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 15위 내에 6개의 앱을 포함시키며 상반기 모바일 돌풍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모두의마블과 마구마구2013은 매출 1, 2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분기 1000억원대 매출과 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함께 차차차부터 이어진 모바일 흥행 게임의 성장이 주 요인이다. 넷마블은 모회사 CJ E&M 매출의 26%를 책임지는 주요 자회사로 자리잡았다. 하반기에도 30종 이상의 신규 모바일 게임 출시가 예정 되어 있어, 넷마블의 모바일 흥행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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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 마켓 4위의 해피스트릿은 `아이러브커피`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의 강자로 떠오른 파티게임즈의 신작이다. 글로벌 앱스토어 마켓에서 이미 인기가 검증된 작품으로, 애플이 선정한 2012 올해의 베스트앱에 포함되기도 했다.

100종이 넘는 다양한 건물과 캐릭터를 수집해 나만의 거리를 만드는 게임이다. 게임을 다운받아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아이러브커피의 유료 캐시를 지급하는 크로스모션 마케팅과 각종 이벤트로 출시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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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퇴근길 여전히 가장 많이 보이는 국민 게임 `모두의 마블`이 마켓 5위다. 앱 통계 조사 서비스 `앱랭커(AppRanker)`의 DAU(Daily Active User, 일간 방문자) 기준 8월 1주 차트를 보면, 모두의마블은 365만 DAU로 가장 많이 즐기는 스마트폰 게임임을 알 수 있다.

모두의마블 인기는 보드게임의 부활로 이어졌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측은 보드게임인 `부르마블`의 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4% 성장했다며, 국민게임으로 성장한 모두의마블 덕에 기타 보드게임 콘텐츠 판매 비율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종민기자 lj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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