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다른 어느 기관보다도 기술창업의 핵심인 기술사업화 측면에서 파괴력이 가장 큰 기관입니다. ETRI다운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9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2대 사장에 오른 조병식 에트리홀딩스 신임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에트리홀딩스는 국내 대표 IT연구소격인 ETRI가 보유 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해 3년 전 정부출연연 중 처음으로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 기술지주회사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 핵심으로 기술사업화를 꼽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에트리홀딩스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창업은 결코 확률 게임이 아닙니다. 건수 위주의 창업 성공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반드시 제대로 잘 준비하고, 학습시켜 성공하는 창업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조 사장은 창업을 농사에 비유한다. 종자격인 기술이 우량해야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국내에서 우수한 종자를 성공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곳은 국책연구소와 대기업연구소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ETRI는 가장 파워풀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ETRI다운 창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과 위상을 갖고 있는 ETRI인 만큼 그에 걸맞은 투자로 창업 성공률을 높여가겠다는 복안이다.
조 사장은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인정받는 베테랑 투자전문가다. 서울대 이공계 출신으로 국내 몇 안 되는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VC)다.
그를 소개할 때, `최초`라는 타이틀이 여러 분야서 따라붙는다. 1996년에는 벤처캐피털 업계 최초로 영화(은행나무 침대)에 투자를 했다. 또 게임펀드를 처음 조성, 웹젠 투자 성공사례는 유명하다. 네오플럭스에 몸담았을 때는 VC 최초로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새로운 투자 영역을 개척했다.
조 사장은 그간의 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창업, 중견기업과 함께 하는 창업으로 ETRT다운 창업을 이끌 계획이다. 기술사업화 영역을 기존 연구소기업 투자 위주에서 한 단계 확대시킨 개념이다.
조 사장은 “세계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글로벌 창업을 견인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ETRI의 기술력과 자본이 중국과 결합한다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IT 전문 중견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신사업 분야에 기술과 자본을 출자해 기술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견기업은 다른 어떤 기업군보다 안정적이고 고용창출이 높은 만큼 투자 부실을 줄이고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사장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현장, 소통, 교류 세 가지다.
조 사장은 “현장을 전제로 투자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ETRI는 물론이고 기업과 소통을 원활히 하고, 외부기관 및 단체들과 끊임없는 교류로 에트리홀딩스를 널리 알려 기술사업화의 킹 메이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