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35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에 전력난이라는 `불청객`이 다시 찾아왔다. 아침부터 숨이 막혀오는 더위에 전력수급 비상상황도 턱밑까지 왔다. 오후 2시께에는 전력예비력이 400만㎾ 이하(1시 55분 전력예비력 386만㎾)로 떨어지면서 전력당국을 초긴장 상태로 만들었다.
8일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7783만㎾.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 전력사용량이 7370만㎾를 기록 413㎾의 예비전력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이날 11시께 500만㎾까지 떨어졌던 예비전력은 점심시간을 여유로 조금 올라섰지만 업무복귀 시간을 기해 급격한 하락곡선을 그렸다. 폭염이 곧바로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였다.
이날 전력당국은 절전규제 280만㎾, 지정기간 수요조정(사업자 휴가일 조정) 140만㎾, 피크요금제 10만㎾, 자율적 절전규제 50만㎾ 등 총 480만㎾의 절전대책을 시행했다. 발전소에 비교하면 원전 4기가 넘어서는 절전대책이 가동한 것으로 만약 이 조치가 없었다면 순환정전 및 블랙아웃을 걱정했어야 할 상황이다.
당초 우려했던 휴가복귀 시즌 전력난이 현실화하면서 당장 다음 주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전력당국은 이 기간의 전력사용량이 7800만㎾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대용량 발전소라도 하나 고장나는 순간에는 순환정전이 시행될 수도 있다.
7월 말과 8월 전력수급에 큰 역할을 해주었던 지정기간 수요조정의 계약사업자가 적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번 주 휴가를 통해 절전을 약속한 사업장은 1000여곳에 달했지만 다음 주는 그 수가 600여곳으로 대폭 줄어든다.
류성호 전력거래소 수급계획팀장은 “8일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늘어 한때 예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졌다”며 “현재 예보상 다음 주에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예상돼 있어 실제로 전력피크는 다음 주 수요일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