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크기와 스펙 다변화로 대만산 UHD 공세 막는다

대만·중국 업체들이 저가 LCD 패널로 초고선명(UHD)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본격 대응에 나섰다.

현재 출하량 기준으로 UHD LCD 시장은 전체 TV 패널 시장의 1% 수준이어서 아직 위기감을 느낄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성장성을 볼 때 중요하다. 특히 대면적 UHD 시장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공급 과잉 영향을 받지 않은 거의 유일한 시장이어서 수익성도 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크기와 스펙을 다변화한 UHD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최대형 UHD LCD 패널 업체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98인치 제품을 이르면 연내 양산한다. 최고 사양의 85인치와 65인치 등의 패널을 생산해 왔지만, UHD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프리미엄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70인치대 UHD 패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BOE가 110인치 UHD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과 대만 업체의 제품은 대부분 기존 풀HD와 경쟁하는 크기다. 39인치부터 40인치대, 50인치대, 60인치대가 주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가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월등한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만·중국 업체들이 공략한 중대형 UHD 시장을 프리미엄 시장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84인치와 65·55인치 패널을 양산 중인 이 회사는 이들 제품의 세부 스펙을 다변화함으로써 대중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5·55인치 패널에서 풀HD보다 화질이 월등히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은 낮춘 중고가급 패널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최근 하이엔드와 보급형 제품을 함께 공략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스펙을 다운그레이드해 대중화하면서도 UHD LCD 패널 본연의 품질은 유지해 대만 업체와 차별화할 전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840×2160 해상도 UHD 패널의 지난 2분기 출하량은 54만대로 추산됐다. 이어 이번 3분기에는 100만대, 4분기에는 150만대로 껑충 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UHD 제품을 먼저 양산했지만 대만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기선을 잡자 전략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라며 “프리미엄 시장 저변을 빨리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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