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여성의 잠재력이 IT산업 미래를 바꾼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핵심은 청년과 여성 일자리 확대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국가 경제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를 비롯한 산업 분야에서 여성 일자리 창출 및 여성 인력 확보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성 비율이 뚜렷하게 높은 정보기술(IT) 산업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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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의 사회진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함께 일·가사·육아를 병행하는 일명 `워킹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산기슭에는 봄이 오고 있어도 정상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다는 비유에 누구나 공감할 만큼, 여전히 여성의 행보에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더구나 워킹맘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며 경제활동을 하는 데는 제도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부추기고 궁극적으로 미래 경제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인력 자원의 크나큰 손실로 이어진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여성 고용률이 OECD 회원국의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53.5%로 34개 OECD 회원국 중 여덟 번째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이 여성인력과 같은 잠재적 노동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30·4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결혼과 출산 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용률이 유지되는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보다 상당히 낮다. 결혼과 출산이 여성 경제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소통과 공감능력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 리더십이 화두에 오르면서 기업은 여성 리더를 발굴하고, 여성이 마음껏 역량을 펼쳐 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선진 국가 및 글로벌 기업에서는 근로자가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한다.

이와 관련된 인텔코리아의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셋째를 출산한 직원이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없이 자녀가 자라는 동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늘리기 위해 오전에만 일하는 시간제 근무로 근무 형태를 조정한 사례다. 이 직원은 일주일 가운데 이틀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사흘은 재택근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해당 직원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도 경력단절 없이 일을 하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또 하나는 인텔코리아에 근무하던 중 남편의 근무지 변경으로 지방으로 이사하게 된 한 직원은 지방에서 서울로 출퇴근이 힘든 상황이 돼 회사를 그만두게 됐으나, 회사 내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가 생겨 다행스럽게도 다시 인텔코리아에서 일하게 됐다. 이 직원은 1∼2주에 한 번만 회사에 출근하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근무한다.

사실 모든 직종에서 이와 동일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기는 힘들고, 직무에 따라 도입할 수 있는 근무 형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개발해 온 직원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그 직원이 경력단절 없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한 명의 직원이 끊임없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그 직원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게 되고 최상의 업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회사로서도 유능한 인력 확보나 인재를 활용하는 데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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