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규제 철학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네거티브 규제`다.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일부만 예외적으로 막는 방식이다. 일단 금지해놓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보다 훨씬 자율적이며 민주적이다.
국토교통부가 1일 밝힌 자동차 튜닝 규제 완화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에선 자동차 구조나 장치를 바꾸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토부는 앞으로 튜닝을 할 수 없는 대상만 명확히 제시해 튜닝 시장을 양성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네거티브 규제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경제 활력을 되찾겠다는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와 딱 맞아떨어진다.
현오석 경제 부총리가 이날 산업단지 입지 규제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적합한 기업임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입지 규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명목만 남은 산업단지라면 아예 없애겠다는 뜻도 밝혔다. 과감한 규제 완화가 기대됐다.
산업단지는 산업화 시대 산물이다. 특정 목적에 따라 조성한 산업단지가 산업을 키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산업 구조가 바뀌었다. 단순 완제품 제조업에서 첨단 기술 산업과 지식 산업으로 고도화했다. 다시 제조부터 서비스까지 여러 산업이 넘나드는 융합 산업으로 옮겨간다. 경직된 산업단지 입지 규제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 어렵게 됐다. 웬만한 것은 현실에 맞게 허용해 입지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는 정부 방침은 바람직하다.
걸림돌이 하나 있다. 수도권 산업단지 규제 완화에 대한 지방정부와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수도권 산업단지는 시장이 가깝고 인력 뽑기도 좋아 아무래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여기 규제를 풀면 지방 산업단지가 위축된다고 지방 정부와 정치권이 걱정한다.
짧은 생각이다.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지방 산업단지가 활성화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별화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투자 가치가 확실하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찾아간다. 국내에 마땅한 곳이 없자 동남아까지 찾아가는 기업들 아닌가. 산업단지 규제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누는 게 아니라 기능별로 접근해 풀어야 한다는 현 부총리 발언은 백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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